이동통신사들이 정부 당국의 압박과는 무관하게 아이폰6 및 아이폰6플러스 판매를 계기로 보조금 경쟁에 나설 징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7일 만난 이동통신사의 고위 간부는 익명을 전제로 “처음 애플 제품판매를 시작하는 통신사에서 아이폰6 및 아이폰6플러스에 대해 상당한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아이폰6 및 6플러스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대기 수요가 갤럭시 노트4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한 통신사가 보조금 제한을 어기면 점유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나머지 통신사들도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어 무한 경쟁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통신사의 간부직원도 “현재 통신사들이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으로 인해 상당히 많은 상품재고를 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판매량이 많았던 통신사의 부담이 더욱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1위 업체의 재고정리가 시작되면 보조금 경쟁은 시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주관부서인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방송통신위원장은 17일 오전 열린 단말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 사장단 조찬 간담회를 통해 "단통법 시행으로 이통사만 이익을 취한다는 지적도 많으며 단말기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많다“며 이들을 겨냥했다.
미래부 최양희 장관은 단통법 시행의 취지가 "지원금이 아닌 통신요금이나 단말기 가격, 그리고 서비스 경쟁을 통해 국민들의 부담을 낮춰주자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의 취지와 달리 소비자가 아닌 기업의 이익만을 위해 이 법을 사용한다면 정부 입장에서 특단의 대책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며 이통사와 제조사에게 직접적인 압박을 가했다.
이에 대해 통신사 관계자는 “정부가 법으로 보조금 상한선을 정한 상태에서 통신사들의 운신 폭은 크지 않았다”라며 “이제 와서 문제가 되니까 모든 잘 못을 통신사로 돌려 호들갑을 떨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또한 “통신사들의 내부 사정과 시장 상황, 그리고 관계기관의 압박으로 다시 보조금 경쟁이 시작되면 당국은 또 영업정지와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겠냐?”면서 “차라리 통신사들이 알아서 경쟁하도록 간섭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