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CA 금융정보, OECD 국가들과 공유해야"
소득세·법인세·상속증여세 검증에 활용 가능
최근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이 해소해야 할 문제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는 역외탈세를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 세계 여러나라와 조세정보교환을 활발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홍범교 조세재정연구원 연구기획본부장은16일 국세청 산하 국세행정개혁위원회(위원장 :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와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공동주최로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장기 성실납세기반 확충을 위한 국세행정 포럼'에 참석,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발제문을 발표했다.
홍 본부장은 미국에서 시행 중인 'FATCA(해외금융계좌 납세협력법)'와 연계된 금융정보를 활용하는 것이 역외탈세를 방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FATCA(Foreign Account Tax Compliance Act)란 다른 나라의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미국인 관련 계좌 정보를 미국 국세청(IRS)에 의무적으로 제공토록 하는 제도다.
미국 국세청과 협약을 맺은 모든 해외 금융기관은 미국인 및 미국인이 일정 수준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의 해외금융계좌에 대한 정보를 매년 1회씩 보고해야 한다. 즉, 미국 납세자들의 역외탈세를 막기 위해 주변국들로 하여금 관련 정보를 제공케 하는 장치인 셈이다.
이에 착안해 우리나라도 주변국들과 FATCA 정보를 공유해 역외탈세 방지에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 홍 본부장의 주장. 현행 역외탈세 방지제도의 한계인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 수단이라는 시각이다.
그는 "과세당국은 FATCA 정보를 기존 자료와 종합적으로 연계·분석하는 작업을 통해 역외탈세방지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이미 FATCA 협정 체결로 OECD 국제표준 이행을 위한 기본적인 시스템은 갖추고 있으니 'EAG(Early Adopters Group)'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근 OECD와 EU에서는 금융정보의 자동교환을 위한 국제표준을 마련하고 있으며, 현재 40여개 국가가 이를 조기에 시행하기 위한 EAG를 형성하고 우리나라에게도 가입을 권유하고 있는 실정.
EAG는 오는 2016년까지 100만 달러 이상의 고액 개인계좌에 대한 실사절차를 마무리하고 2017년 9월 이전에 정보교환을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00만 달러 이하 소액계좌는 늦어도 2018년 9월까지 실시할 구상이다.
따라서 EAG참여를 통해 미국 이외의 조세정보교환지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역외탈세를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 홍 본부장의 입장이다.
그에 따르면 FATCA 정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취 자료는 소득세 및 법인세 신고내역 점검 시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으며, 상속증여신고내역 검증 시 누락된 국외소득내역이 있는지 추적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다.
홍 본부장은 "역외정보의 확보에 있어서는 자동정보교환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며 "이러한 분야에 있어 국제적인 협조가 이뤄져 표준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 가입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