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사회(회장 : 정구정)가 지난 6월 서울지방세무사회장 선거 당시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신목근 세무사에 대해 '회원 제명'이라는 사상 초유의 징계처분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1일 세무사회 관계자에 따르면 세무사회는 지난달 14일 업무정화조사위원회(위원장 : 남창현)를 열어 서울세무사회 신목근 전 선거관리위원장을 임원등선거관리규정 위반 혐의로 '회원 제명'이라는 징계를 결정,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회원 제명 처분은 세무사회 53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
윤리위원회에서 의결되더라도 임시총회를 거치고 기획재정부의 승인을 받아야하는 등 몇 가지 과정을 거쳐야하지만, 세무사회에서 제명될 경우 세무사 자격박탈로 이어져 사실상 세무업무를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세무사회 정화조사위원회가 밝힌 신목근 세무사의 '죄목'은 서울회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선거 당시 임원선거관리규정에 없는 별도 상임위원회를 구성해 선거관리 사무를 수행했다는 것이다.
신 세무사에 대한 징계를 논의한 세무사회 정화조사위 관계자는 "신 세무사가 선거관리규정을 위반했다는 것은 이미 선거 때 세무사회 윤리위원회에서 결정 난 사안"이라며 "회칙규정을 위반했다면 처벌을 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라는 입장을 전달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본회 선거관리위원회 역시 지난해 6월 제28대 임원선거에서 상임위원회를 구성해 선거관리 사무를 수행했고 서울회 제9대, 10대 임원선거 등 여타 지방회 선거에서도 상임위원회를 구성, 대부분의 선거관리 사무를 수행했다는 점에서 '이중 잣대'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불과 1년 전 상임위원회를 구성해 선거를 치른 본회가 자신들에겐 '면죄부'를 주고 유독 이번 서울회 선거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신 세무사에 대한 처벌 건은 이미 서울회 선거과정에서 같은 사안으로 윤리위원회에 계류되어 있다는 점에서 '일사부재리'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지적도 일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이번 처벌 건은 선거 당시 임채룡 후보의 이의신청으로 윤리위원회에서 회부됐으며 윤리위원회는 이에 대해 심의한 후 다룰 수 없는 사안이라고 결론 내린 바 있다.
당시 임정완 윤리위원장은 "세무사회 상임이사회 의결을 거쳐 윤리위원회로 서울회선관위의 규정위반 건이 이관될 경우 상정·심의 할 수 있지만, 윤리위 단독으로 심의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세무업계 관계자는 "남창현 업무정화조사위원장은 임채룡 세무사가 고발을 해 정화조사위원회를 열고 징계수위를 결정했다고 하는데, 윤리위원회에서 보류를 결정한 사안에 대해 또 다시 징계를 결정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업무정화조사위원회는 이번 처분을 내림에 있어 신목근 세무사의 입장을 들어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징계를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즉 징계대상자에 대한 조사 없이 남창현 위원장의 독단적인 조사보고서에 의해 징계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이미 윤리위원회에서 사실관계를 파악한 사안이기 때문에 따로 징계대상자에 대한 조사를 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 정화조사위원회의 입장.
하지만 '회원 제명'이라는 세무사회 사상 유래 없는 징계를 내림에도 불구하고 대상자 조사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에 대해 '엉터리 징계' 지적이 세무업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본회가 서울회 임원선거가 끝난 지 70여일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선거문제를 끄집어 낸 것은 평소 세무사회 정구정 회장이 '눈엣가시'로 생각해온 서울회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세무사회 관계자는 "지방회 선관위가 미흡할 경우 본회 선관위로 교체될 수 있다는 규정은 본회가 직접 지난 서울회 선거 도중 개정한 사안"이라며 "당시 문제가 있었다면 개정에 따라 본회 선관위로 교체해 진행했으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표 당일(6월 12일) 본회에서 윤리위원 10명을 투표장에 상주시켜 선거과정을 직접 참관하고 투표결과를 수긍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와 뒷북을 치는 것은 서울회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