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잠실벨트 개발 포함 수십조원 사업...현대차 인수의사 공식 선언
◆…현대자동차 사옥 (사진=김용진 기자)
한국전력이 29일 부동산개발 시장의 최대 블루칩으로 평가되는 강남구 삼성동 한전부지 입찰공고를 내면서 재벌기업간 전운이 감돌고 있다.
업계에서는 부지의 가격이나 사업비 규모로 볼 때 이를 소화할 수 있는 기업은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으로 일찌감치 후보자가 좁혀지는 분위기라고 전한다.
부지규모가 7만9300㎡로 축구장 12개가 들어갈 수 있는 면적이며 장부가액은 2조원, 공시지가는 1조4837억원이지만 실제 인수가액은 4~5조원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경쟁이 과열될 경우 5조원이 넘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전부지 인수는 삼성동 일대뿐만 아니라 잠실종합운동장 이전 계획과 함께 신천동과 잠실까지 사업영역이 확대될 수 있어 그 가치는 수십조원에 이르기 때문에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제2롯데월드를 건설 중인 롯데그룹도 삼성동-신천-잠실을 잇는 서울의 새로운 핵심타운 사업에 뛰어들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어 삼파전 양상을 띨 가능성을 점치는 견해도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미국의 개발사들까지 이미 사업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칫 입찰이 혼전 과열양상으로 치닫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 "서소문, 강남역 차지한 삼성그룹 양보해야" vs 삼성 "신중 검토 중"
현대차그룹은 이날 입찰공고가 나오자 마자 제일 먼저 포문을 열고 선제공격에 나섰다. 현대차는 한전이 입찰공고을 내자 마자 언론에 '현대차그룹의 입장'을 배포하면서 "공공성에 입각해 그룹의 글로벌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통합사옥과 자동차 테마파크 등을 조성하겠다"며 향후 개발방향을 내놓았다.
현대건설의 도시개발 담당자는 "삼성의 경우 서울 구도심의 핵심인 시청-서소문일대와 신도심의 핵심인 강남역 일대를 이미 차지하고 있다"며 "삼성동과 잠실지역까지 삼성이 가져간다면 기업간 불균형이 심화될 것"이라고 삼성을 견제했다.
삼성그룹은 당장 참가여부에 대한 의사를 내놓지 않고 일단 관망하며 물밑에서 정지작업에 들어간 듯한 모습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매각 내용을 검토한 뒤 참여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신중한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삼성이 이미 2009년에도 인수를 검토하고 있었으며 실제 사업의 영향력을 볼 때 삼성도 발을 뺄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부동산개발업계 관계자는 "한전부지의 가치는 사업지역이 잠실권까지 연결된다고 볼 때 수십조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향후 재계 판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삼성이 막대한 자본력에 로비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