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출신 고위직 온다" 소문에 관세청 '초긴장'
기재부 "인사교류 확대 차원일 뿐, 확정된 바 없다"
국세청이 최근 1급(고위공무원 가급) 인사를 단행하면서 관세청도 조만간 고위직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인사를 둘러싸고 확산되고 있는 불편한 소문에 관세청 직원들의 속내가 영 편치 않은 모습이다.
청장 내부승진은 물론 1급 고위직 인사까지 내부직원들로 채운 국세청과 달리 관세청은 청장 내부승진이 좌절된 것도 모자라 고위공무원까지 기획재정부에서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조직 분위기가 뒤숭숭해지고 있는 것이다.
벌써부터 "기재부 인사적체에 힘 없는 외청만 피해를 입는다"라는 볼멘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25일 차관급 인사가 발표됐을 당시 관세청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정부기관 중 가장 적극적으로 규제개혁 과제를 발굴하고 지난해 관세수입도 초과달성 하는 등 열심히 일한 터라 내부승진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큰 편이었다.
결과는 관세청 직원들의 기대를 기어코 외면했다.
설상가상으로 기재부 출신 간부가 관세청 2급(고위공무원 나급) 자리에 내려온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관세청 직원들의 감정선이 다시 자극을 받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기재부의 낙하산 인사 시도는 상당 수준까지 진척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는 정부 3.0 취지에 따라 외청들과의 인사교류를 확대하는 차원일 뿐, 자체적인 인사적체 해소를 목적으로 하고 있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즉 관세청으로 기재부 소속 고위공무원을 내려보내고 관세청 소속 고위공무원을 받아들이는 1:1 맞트레이드 형태의 인사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기재부와 국세청, 관세청 간 인사교류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며 "인사교류 범위가 고공단으로 제한될 지 실무자급까지 포함될지 여부는 검토 중인 단계"라고 밝혔다.
하지만 관세청 사람들은 기재부의 설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부처간 고위공무원 1:1 인사교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교류 대상자들의 '급'이 엇비슷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하지만 관세청의 경우 기재부에 비해 승진이 빨라 전제조건에 부합하는 인사를 찾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기재부의 경우 행정고시 37회 출신들이 과장급 직위에 근무하며 부이사관 승진 조차 하지 못한 케이스들이 대부분이지만 관세청 행시 37회 인사들은 고위공무원으로까지 진출해 있다. 심지어 38회 출신도 고위공무원 직책을 수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사교류 대상자를 가려내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이에 관세청 일각에서는 결국 기재부가 관세청 고위공무원 직위 하나를 잠식하게 될 것이라는 해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특히 세월호 사고 이후 관피아 논란으로 재취업 길이 막혀버린 상황에서 기재부 출신이 관세청의 고위직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 관세청의 '밥그릇'을 빼앗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되면서 관세청 내부 분위기는 사뭇 험악해지고 있는 형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