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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 탈세, 어떻게 가능할까?

  • 보도 : 2014.08.25 15:45
  • 수정 : 2014.08.25 15:45

 

◆…사진: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공식 홈페이지

강호동 이어 송혜교도 탈세, 빙산의 일각
연예계, 탈세만연 "안 걸리면 좋고…걸리면 내고"

국내 톱 여배우 송혜교씨의 탈세 논란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들불처럼 번져버린 사태를 일단락시키기 위해 송 씨가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지만 문제는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미지를 먹고 사는 연예인으로서 송 씨는 커다란 타격을 입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이미 송 씨 개인만의 것이 아니다. 연예계 전반에 미친 부정적 영향은 물론, 세무조사를 진행한 국세청 내부에서 조차 이런 저런 뒷말이 생성되는 등 의혹의 몸집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불편한 진실 1, '증빙' 없이 사용된 55억원

내용은 무척 심플하다. 송 씨는 지난 2009년~2011년 3년 동안 137억원의 수입을 벌어들였고 이에 대한 세금신고(종합소득세)시 55억원을 필요경비에 산입, 그만큼의 소득에서 공제한 뒤 세금을 납부했다. 문제는 필요경비 사용액에 대한 증빙서류가 전무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종합소득세 신고시 송 씨와 같은 개인납세자는 전체 소득에서 필요경비를 제한 뒤 남은 액수에 대한 세금을 신고한다.

관련 장부 및 증빙은 일정기간(5년) 동안 보관하도록 의무화되어 있다. 차후 세무조사가 나올 경우 제대로 세금을 냈다는 증명을 하기 위해 장부를 포함해 지출증빙을 남겨두는 것이다.

하지만 송 씨 측은 가장 중요한 증빙이 없었고, 2012년 서울국세청으로부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이 적발, 25억원의 세금을 추징받은 것이다.

의문점은 왜 증빙보관을 하지 않았느냐다.

실제로 송 씨측은 개인사업자 신분으로서 사업(연예활동) 유지에 필요한 교통비 등을 사용했을 수도 있다. 액수 여부를 떠나 증빙만 갖추고 있었다면, 필요경비로 인정받을 수 있고 그만큼 소득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됐다.

전문가들은 이 대목을 연예계는 물론 상당수 개인사업자들이 공통적으로 활용하는 고전적인 탈세수법 중 하나라고 설명하고 있다.

차명계좌 등을 만들어 대놓고 소득을 탈루하는 '지능형'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주변에서 이런 저런 영수증을 긁어 모아 사업상 사용한 지출인양 연막탄을 치거나 있지도 않은 직원을 고용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하는 등 이른바 '가공경비'를 만들어 소득을 줄이는 시도를 한다는 것이다. 

송 씨 측도 일반인들이 상상할 수 없는,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소득을 축소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과세당국이 아무리 날고 기는 재주를 가지고 있더라도 면밀한 세무조사 과정없이 달랑 종합소득세 신고서류 한 장만으로는 탈세여부를 증명할 수가 없다.

국세청 일각에서는 연예인들의 경우 연예활동 유지를 위해 출처를 밝히기 곤란한 비용들을 지출하는 경우도 많고 전반적으로 관리가 무척 허술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쉽게 말해 세무조사만 나갔다 하면 뭉텅이 세금을 추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 개인사업자들처럼 '배째라'로 버티지 않고 오히려 연예인 측에서 처분대로 무조건 따르겠다며 고분고분하게 나오는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세간에 퍼져 있는 국세청 세무조사에 대한 인식 중 하나는 재수 없게 걸리면 세금을 더 내고 말지, 라는 생각이다. 뒤집어 말하면 '안 걸리면 장땡'이라는 생각에 지금 이 시간에도 탈세 시도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송 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송 씨의 죄질이 더 나쁜 이유는 2009년 모범납세자로 선정, 기획재정부 장관 표창과 함께 세무조사 유예(3년) 혜택을 적용받고 있던 시기, 집중적으로 소득을 축소해 신고했다는 점이다.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아예 모범납세자 선정 이전인 2007년, 2008년에도 같은 방식으로 세금을 줄여왔다. 이런 어마어마한 사고를 쳐 놓고 뻔뻔하게 연예활동을 하다 뒤늦게 사실이 밝혀지자 용서를 받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웃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불편한 진실 2, 몰랐다면 장땡? 비겁한 사과

송 씨는 지난 21일 영화 시사회 자리에 참석, 탈세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송 씨는 "갑자기 조사를 받고 세금신고에 문제가 있음을 처음 알았다. 많이 놀랐고 겁이 났다. 모든 것은 제 무지에 따른 제 책임이다"라고 언급했다.

이에 앞서 지난 19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낸 보도자료에서는 '송혜교는 세무와 관련된 일체의 업무 및 기장대리를 세무법인(실제로는 회계법인)에 위임해 처리했고, 세금추징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세무대리인에 의한 부실 신고가 계속되어 왔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취지의 해명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세무대리인의 업무태만으로 세무조사를 받았고 통상적인 연예인의 연간 수입 대비 과세대상 소득율(56.1%) 대비 2배에 가까운 세금(가산세 포함)을 냈고, 담당 세무대리인을 해임했다고 설명했다.

송 씨 측의 해명에 대한 세무대리 업계의 반응은 한마디로 '황당하다'에 가깝다.

세무대리인은 업무를 위임해 준 당사자 측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세금문제를 해소해 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세금신고를 전후해 세무대리인 측이 의뢰인 측을 오고가며 장부기장에 필요한 증빙들을 직접 수거하는 등의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기본적으로 경비지출에 대한 증빙은 사업자 본인이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수입이 적은 연예인들의 경우 '추계과세' 방식으로 증빙 없이 세금을 납부하는 경우도 있지만, 송 씨와 같은 걸어다니는 중소기업 수준의 매출규모를 가진 연예인이라면 추계과세 자체가 불가능하다(기준 초과).

따라서 애초 세금을 제대로 낼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면 연예활동 유지를 하면서 사용한 교통비든 접대비든 무엇이든 간에 증빙을 남기고, 이를 세무대리인에게 전달해 제대로 된 세금산출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상식이라는 설명이다.

세무대리인들은 의뢰인의 탈세를 조력했다가 적발되면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자격유지에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한 보상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세무대리인이 제 멋대로 의뢰인의 소득과 세금납부액을 조절했다는 이야기 자체도 성립되기가 곤란하다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모 세무사는 이와 관련 "간이 배밖으로 나오지 않는 이상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은 뒤 "아무리 이미지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할 지라도 이런 식의 해명을 내놓는 것은 너무 심한 처사"라고 말했다.

또 다른 세무사는 "통상적인 연예인 연간 수입 대비 과세대상 소득율 이상의 세금을 냈다는 이야기 또한 앞뒤가 안맞다"며 "탈루사실이 밝혀지지 않았을 때는 가만히 있다가 탈루사실이 밝혀지고 나서는 마치 내지 않아도 될 세금을 냈다는 식으로 해명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불편한 진실 3, 세무조사 범위 왜 확대하지 않았나

감사원이 지적했던 부분은 명백한 소득탈루임에도 불구하고 세무조사 범위를 확대하지 않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당초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 소속 조사팀은 2009~2011년 3개년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송 씨 측이 교통비 등 필요경비를 증빙없이 과다하게 경비로 처리해 세금신고를 한 사실을 찾아내 관련 세금을 부과한 뒤 조사를 종결지었다.

하지만 감사원 감사결과 부과제척기간(5년)이 도과하지 않은 2007년과 2008년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교통비 등을 경비처리 해 세금신고가 이루어진 사실을 찾아내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감사원은 국세청이 세무조사 범위를 연장해 이 기간의 세금탈루 혐의도 검증했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런데도 조사팀은 조사범위 확대 여부를 검토하지도 않고 그대로 덮어버렸다.

국세청은 당시 납세자권익 보호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임의대로 세무조사 범위를 연장할 수 없도록 규제가 이루어지면서 세무조사 범위 연장이 불가능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기는 힘든 구석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2012년을 기준으로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국세청은 필요시 절차를 밟아 법인이든 개인이든 세금탈루 혐의자에 대한 세무조사 범위 연장을 해 왔다. 송 씨 건의 경우 그 절차 조차 밟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지난 4월 감사원 지적이 이루어지고 난 뒤 강남세무서를 통해 2008년 귀속분에 대한 세금을 추가로 추징(7억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전형적인 '뒷북'에 불과했다.

국세청 일각에서도 세무조사 범위를 연장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들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이런 경우라면 대부분 조사팀에서 먼저 조사 범위 연장을 검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라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송 씨 탈세논란과 관련해 지난 18일 임환수 국세청장 인사청문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의원이 제기한 '한상률 전 국세청장 배후설'에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한 수순.

송 씨 세무대리를 맡았던 K모 회계사는 지난 2009년 한 전 국세청장이 재취업한 D회계법인에 소속됐던 인물로 알려졌다. 당시 D회계법인 사무장으로 일하던 S모씨는 한 전 국세청장의 비서관이었던 J모 세무서장(현직)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전 국세청장 사건에 대한 재판 당시 J모 세무서장은 "S모씨에게 한 전 국세청장과 친분이 있던 주정업체 7~8개 업체를 소개했고 (S모씨가)한 전 국세청장을 대신해 고문계약을 체결했고 돈관리도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박 의원 측이 이 문제를 인사청문회에서 공개한 것은 'K모 회계사가 주변에 이상한 말(한 전 국세청장 무죄를 위해 위증을 했다)을 흘리며 위세를 과시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으면서부터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필이면 송 씨가 중간에 낑겨 엉뚱한 방향으로 불똥이 튄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 의심이 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국세청 내부에서 당시 송 씨를 조사했던 조사팀원들의 징계와 관련해 '괴소문'이 나돌고 있는 것 또한 진실여부를 떠나 가재미 눈을 뜨고 이 사건을 지켜보게 만들고 있는 요인이다.

사건의 본질(本質)은 탈세다

송혜교 탈세논란이 처음 불거진(18일) 이후 일주일여가 흐른 현재 여론의 추이는 다소 의외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 21일 송 씨의 사과가 있은 후부터 급격하게(?) 논란이 일단락되어가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참 이상하다. 언제부터 우리 사회가 탈세범들에게 이처럼 관대해졌는가 의문이 들 정도다.

송 씨에 앞서 인기MC 강호동 씨는 실질 내용 여부를 떠나 탈세했다는 기사 한 줄에 (다시 복귀하기는 했지만)은퇴까지 선언했다. 탈세는 아니지만 도박판을 벌이고 나쁜 약(마약)에 손을 댄 연예인들도 줄줄이 TV화면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송 씨의 경우는 사뭇 다르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이쯤하면 됐다"는 동정론까지 나오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송 씨 문제의 본질은 '탈세'다. 고의성 여부를 떠나 아무리 연예인이라도 봐줄 수 없는 명백한 범죄다. 추징된 세금 잘 내고 고개만 숙인다고 대중 앞에서는 '공인'으로서 할 일을 다했다고 할 수 없다. 오히려 이미지를 통해 많은 대중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연예인이라면 더욱 자신의 잘못에 엄격해야 한다.

국세청도 마찬가지다. 세무조사를 잘못한 직원을 징계하고 세금을 추징하는 일로 의무가 끝났다고 생각해서는 오산이다. 국세청은 단순히 세금을 징수하는 기관이 아닌 세법을 엄정히 집행해 탈세를 막는 막중한 임무를 가지고 있는 기관이다.

세무조사와 관련한 크고 작은 의혹을 제대로 떨쳐내지 못한다면, 누구는 봐주고 누구는 안 봐주는 불평등 세무조사가 남아 있다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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