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여파, 1분기 비해 가계소득·지출 증가세 '하락'
올해 2분기(4~6월) 가계소득과 소비지출이 지난해에 비해 모두 늘었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모두 늘어나는 한편, 자동차 구입, 보건 서비스 등의 의료비 지출이 늘어남에 따라 가구당 지출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세월호 사고 여파가 가시질 않은 모습이다. 경제주체들의 심리위축, 고용 증가세 둔화 등에 따라 가계의 소득 및 지출 증가세가 올해 1분기(1~3월)보다 하락했기 때문이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2/4분기 가계동향' 자료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15만2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8% 늘었다. 소비자물가 상승을 제외한 실질소득 기준으로도 1.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1분기(1~3월)에 비해 취업자 증가세가 둔화된 가운데, 임금상승률 하락에 영향을 미치면서 근로소득(5.3→4.1%)이 소폭 하락했다. 올해 1분기 임금근로자 취업자 수는 71만명인데 반해 2분기 들어서 49만명으로 대폭 줄었다.
사업소득(3.2→0.7%) 역시 증가세가 약화됐다. 사업소득(대부분 자영업자 소득)은 세월호 사고 영향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자영업자 감소가 증가세 둔화 요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세월호 사고 영향에도 소비지출은 전년동기 대비 증가했지만, 1분기에 비해 증가세가 약화됐다.
2분기 월평균 가계지출은 324만9000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9% 늘었다. 교통, 음식숙박, 보건 등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소비지출이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월평균 소비지출도 247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1% 증가했다.
세월호 사고 영향에도 오락·문화(6.7%), 음식(외식비)·숙박(4.9%) 등 소비지출은 전년동기 대비 늘었지만, 1분기에 비해서는 각각 7.6→6.7%, 6.1→ 4.9% 떨어져 증가세가 약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더욱이 국내단체여행비(-18.0%), 수학여행 취소로 인하 기타교육비(-26.0%)가 크게 감소했다.
소비지출 항목별로 살펴보면 치과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보건·의료비(6.5%) 지출은 늘었다.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스케일링 의료보험 혜택(연간 1회)을 적용받기 위해 치과서비스 이용자가 5~6월 크게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축산물 가격상승 등으로 육류(14.3%) 등을 중심으로 식료품비(2.0%)가 증가했고, 주류 소비(8.1%)가 늘어난 반면, 담배 소비(-7.4%)는 감소했다. 또 주거·수도·광열비의 지출도 1.1% 감소했다. 월세가구 증가로 실제주거비는 증가(5.7%)했으나, 기온 상승으로 주거용 연료비가 감소(-8.0%)한데 따른 것이다.
한편 저소득층(1분위)의 소득이 중산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증가율을 보였다. 전년동기 대비 분위별 소득증가율을 살펴보면 저소득층인 1분위 소득이 5.0% 증가했고, 2분위 1.9%, 3분위 2.6%, 4분위 3.3%, 5분위 2.4% 증가율을 보였다.
소비지출은 3분위(5.8%↑)가 가장 높았으며, 1분위가 가장 낮은 증가율(0.7%↑)을 보였다. 이에 따라 평균소비형향은 1분위가 112.6%로, 전년 동기대비 6.8%p 하락했다.
정부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 여파 등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2분기 다소 주춤하면서 가계소득 및 지출 부문에서도 이와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다"며 "정부는 경기 회복세가 공고화될 수 있도록 '41조원+α' 정책 패키지 등 경제활성화 노력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근로소득 증대세제, 배당소득 증대세제, 기업소득 환류세제),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맞춤형 급여체게 계편(10월 예정) 등 가계소득 증대를 위한 정책 노력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