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4사 추락 어디까지…'반전카드' 통할까

2011년 이후 계속 내리막길 결국 적자로 전락

정유사들의 영업실적이 2011년을 정점으로 2012년 이후 3년동안 내리막길을 치닫고 있어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4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해 보면 정유4사의 매출은 2012년 1분기에 45.9조원을 기록한 이후 10 분기 동안 계속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 2분기에는 4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영업이익도 2012년에는 분기마다 들쑥날쑥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다가 2013년 이후는 하락세로 기울어 지난 2분기에는 1361억원의 적자를 내고 말았다. 4개 회사중 3개 회사가 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업체별로는 상위 1,2위인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의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하락했다. S-OIL과 현대오일뱅크의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업계전체 매출은 끌어올리는데는 역부족이었다. 

영업이익은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나머지 3사가 손실을 내 전체 영업이익도 적자로 전환됐다. 석유정제 마진의 하락세가 계속되는데다 석유부문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수년동안 준비해 온 화학부문에서도 국제가격 하락으로 손실을 봤기때문으로 분석된다.

■ 환율하락으로 영업손실 보완...당기순이익은 흑자 

그러나 이런 영업손실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이익은 4사 합계 136억원을 실현해 적자를 면했다.

최근 환율하락으로 환차손보다 환차익이 컸기때문으로 분석된다. 정유사의 영업구조상 원재료인 원유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지만 매출은 내수와 수출이 반반으로 나눠져 있기 때문이다.

업체별로 수입선이나 수출지역에 따라, 또 자금조달을 어디서 했느냐에 따라 환율하락 효과가 차이가 나기도 했다.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모든 회사가 환율하락으로 당기순이익이 좋아졌는데 그중에서도 S-OIL은 544억원의 영업손실이 682억원의 순이익으로 전환돼 가장 큰 효과를 봤다. 수입가격 하락, 외화부채 감소 등 환율하락으로 1600억원 수준의 환차익을 본 것으로 알려진다.

정유사 영업이익ㆍ당기순이익 차이 (억원) 

■ "내부 효율제고 정도로는 안된다"... 새로운 영역에 도전

정유사들은 업계의 구조적인 침체를 극복하기위해 이미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얘기한다.

정유마진 하락을 예상하고 몇년전부터 중질유분해시설을 확대하고 공정과 경영구조를 개선했으며, 석유화학과 윤활유에 투자를 집중하는 등 내부효율을 높이고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수조원을 투자해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도화비율을 높여도 정유마진 하락폭이 워낙 크고 전세계 정유사들이 모두 화학제품 설비를 늘려 화학제품 가격이 떨어진게 문제다. 게다가 윤활유 등 첨단 제품은 아직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약해 결국 적자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정유사들은 이에 따라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에너지 도입선을 다변화하거나 수출거래선을 개척하고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산업의 본거지인 미국의 석유광구를 인수해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셰일가스에 도전하고 있다. GS칼텍스도 그동안 공들였던 중국시장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하에 리스크는 있지만 성장률이 높은 동남아 신흥국가들을 찾아 나섰다.

이밖에도 정유사들은 지속적으로 고도화 확대, 공정개선, 부산물 재활용 등 원가율을 낮추기 위한 노력과 세계시장을 돌아 다니며 저가 원유를 찾아 다니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현재 이익을 내고 있지만 매출액에 비해 이익률이 너무 낮아 언제 적자가 날지 모른다"며 취약한 사업구조를 설명한 뒤 "조금이라도 더 싼 원유 수입선과 조금이라도 더 비싼 바이어를 찾아내기 위해 더 많은 땀을 흘리며 발품을 파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정제마진이 좋아지고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오르는 것은 희망사항일 뿐 "이라며 "이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그동안의 노력을 훨씬 뛰어 넘는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