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들이 조세전문가로서 세법개정안 등에 대해 능동적 자세를 가지길 바란다. 이제는 룰 테이커(Taker)가 아닌 룰 메이커(Maker)가 돼야한다"
택스 어드바이저(Tax Adviser) 생활 26년. 안진회계법인에서 500여명의 조세전문가들을 이끌고 있는 이정희 대표가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다.
불합리한 과세로부터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과세관청이 생각지 못한 또 다른 논리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할뿐더러, 법규 및 제도를 만드는 과정에도 목소리를 낼 줄 알아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경영학과를 택했다는 이유로 시작한 회계사 생활이 어느덧 30년을 넘어섰다. 만 6년간 몸담았던 감사본부를 뒤로하고 선배의 권유를 따라 발을 들여놓은 세무 업무를 자신의 본업이라 생각한다.
한 곳에 안주하기 보다는 신사업분야를 꼼꼼하게 살피는 '젊은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당국에서조차 과세정의를 내리지 못한 분야를 선점해 세법적 시각을 정립하는 '선구자' 역할을 강조하는 이유다.
과거 세무자문본부를 이끌면서 겪은 부가가치세 분쟁은 아직도 술자리에서 종종 등장하는 이야깃거리.
고객기업이 국세청으로부터 수백억 원대의 과세를 당한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의 부가세 제도가 유럽에서 건너왔다는 점에 착안, 딜로이트 영국 펌의 자문을 받아 조세심판원의 취소결정을 이끌어 냈던 것.
겉으로 보이는 진중함 뒤에는 그만의 호탕함이 숨어있다. 스포츠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좋아하며, 녹색 필드 위에서는 호쾌한 장타로 정평이 나 있다.
5형제 중 막내로, 형들의 영향을 받아 산을 타는 일에 시간을 자주 할애해 왔다. 특히 지리산 10경 중 하나인 반야봉을 올랐던 기억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있다.
젊어서 두주불사를 자랑했던 주량은 최근 소주 한 병 반 정도로 줄어들었다. 과하지만 않다면 술 자체는 좋은 음식이라는 것이 지론이다.
<약력> 1960년 전남 영광, 서울대 경영학과, 서울대 법과대학 조세법 연구과정 수료,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