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소득 5000만원 이상 가입 제한 등 부담
"세수 증대 염두에 둘 경우 실패 재연 우려"
예금, 펀드, 보험을 한 계좌에 다 담을 수 있는 개인 자산관리 계좌, IWA(Individual Wealth Account)의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IWA는 서민이나 저소득 근로자의 재산 형성을 돕기 위해 정부가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금융 상품. 영국과 일본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국민 세제 혜택 상품'으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러나 그동안 재형저축, 소득공제 장기펀드 등 수많은 세제 혜택 금융 상품들이 소비자의 눈길을 끌지 못해 실패를 거듭한 만큼 IWA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
최근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IWA의 바람직한 도입 방향'에 대한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차지훈 금융연구실 수석연구원은 "IWA가 기존의 재형저축이나 소득공제 장기펀드 등 사례를 극복하려면 제한적인 유인책을 완화하고 정부가 세수 증대를 고려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 수석연구원은 "그렇지 않을 경우 실질적인 세제 혜택이 제공되지 못하면서 자산관리시장의 활성화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거쳐 IWA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재 금융위가 구상 중인 IWA는 국민 한사람이 하나의 주민등록번호를 보유하듯 1인당 1개의 금융 계좌를 개설해 세제 혜택을 통합하는 것이다. 예컨대 그동안 세제 혜택 금융 상품에 가입했다가 중간에 목돈이 필요하면 해지 후 세제 혜택을 포기해야 했던 불편을 없애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의 재형저축과 같이 연봉 5000만원 이하 근로자 등 특정 조건을 요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차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가입 대상자의 소득 제한 완화, 세제 혜택 제한 조건을 철폐해 원하는 상품에 자유롭게 가입·이전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금융 소비자의 가처분소득 증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새 정부 출범 후 재형저축, 소득공제 장기펀드가 세제 혜택 신상품으로 출시됐으나 재형저축은 지난해 8월 이후 가입자 수가 꾸준히 줄었으며, 소득공제 장기펀드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 순유입액이 줄고 있다.
차 수석연구원은 "무엇보다 근로소득 5000만원의 가입 제한과 7년, 5년의 의무 가입 기간이 부담의 주원인이다"고 지적했다.
영국에서는 16세 이상의 거주자에게 특별한 조건 없이 계좌 보유 자격을 주며 최소 보유 기간을 두지 않는다. 현재 국민의 약 40%가 이 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또 새 정부 출범 후 세수 증대 정책이 시행되면서 소득공제 등 상당 부분의 세제 혜택이 사라진 상태다.
차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세수 증대를 염두에 둘 경우 자칫 기존의 실패 사례를 재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