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박 대통령 유민아빠 만나라" 여 "대통령을 왜 끌어들이냐"
여야는 20일 박근혜 대통령의 '유민아빠' 김영오씨 면담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한 야권이 박 대통령을 향해 단식 38일째여서 건강문제가 우려되고 있는 '유민아빠' 김영오씨를 직접 만나 세월호특별법 해결에 나설 것을 압박하고 나서자 새누리당은 "대통령을 끌어들이려는 꼼수"라며 비난했다.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을 향해 "사람의 목숨을 정쟁의 프레임에 가두는 비인간적인 태도"라며 "새누리당은 청와대의 비서실이고 대변인인가"라고 맞받아쳤다.
새누리당 김현숙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앞서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단식 중인 김 씨를 만나 해결할 것을 촉구한 것에 대해 "세월호특별법의 제정은 입법기관인 국회의 소관"이라며 "제1야당의 대표가 여당과 합의절차를 거쳐 처리해야 할 문제에 왜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꼼수를 쓰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여당과 두 번이나 합의를 했으나 당내 의원들의 추인을 받지 못하자 결국 유가족을 이끌고 청와대로 가자는 것은 자신의 무능과 실수를 여당이나 대통령에게 무책임하게 전가하는 행위에 불과하다"며 "새정치연합은 국회의 권위를 스스로 실추시키는 행위를 하지 말기 바란다"고 비난했다.
이에 새정치연합은 "유민아빠 김영오씨의 면담수용은 대통령이 답할 일"이라고 일축했다.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이 유민아빠 김영오씨의 면담요청을 즉각 수용해야 한다는 호소를 대통령을 정쟁에 끌어들이고 의회주의를 부정하는 것으로 매도한 새누리당의 태도에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사람의 목숨을 정쟁의 프레임에 가두는 비인간적인 태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몸이 성했던 사람도 장기간 단식을 하면 생명이 위태로운데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에서 단식을 시작해 오늘이 38일째"라며 "새누리당에 유민아빠를 살려야 한다는 간절함이 손톱만큼도 없는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유 대변인은 "유민아빠 김영오씨의 면담요청을 수용하고 말고는 대통령께서 결정할 일"이라고 전제하고 "이 때문에 간곡하게 요청하고 호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집권여당이 국민의 아픔은 헤아리지 않고 청와대 심기만 대변하겠다는 것"이라고 힐난하고 "국민의 대의기관인 입법부로서의 자존심을 지켜줄 것을 요청한다. 국회 논의에 유족의 마음이 반영돼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한 것은 대통령"이라고 압박했다.
유 대변인은 "여야 합의에 대해 유족과 국민의 이해를 구해야 할 책무는 대통령과 국회에 함께 있다"며 "새누리당은 이 책무로부터 벗어날 궁리를 하지말고 함께 유가족들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유가족들을 향해 "대통령이 눈물로 사과했는데 이를 믿지 못하는 풍조가 잘못된 것"이라고 말한 것을 지적하며 "눈물만 흘리고 127일이 되도록 유가족에게 했던 약속조차 지키지 않았으며 국민이 왜 대통령의 눈물을 의심하는지부터 성찰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