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순익 10분의1로 추락… 연내 상장 '빨간불'

순이익 90% 감소...상장추진시 주식 저평가 전망 

포스코건설의 실적부진으로 연내 증권시장 상장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5월 그룹의 강력한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하면서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에너지를 이르면 연내 상장해 재무구조개선과 신규투자를 위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14일 포스코건설이 제출한 2분기 사업보고서를 보면 연내 상장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2조430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8.6% 줄어 당기순이익이 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10분의 1로 줄어 들었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 2분기 영업실적  

업계에서는 포스코건설의 영업실적은 지난 2분기 뿐만 아니라 최근 2년 동안 계속 악화되고 있다며 사실상 연내 상장은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작년 4분기에는 적자까지 기록했다.  

증권사 상장담당 직원은 "경영실적이 악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을 경우 미래가치에 대한 추정도 악화추세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경우 주가가 낮게 평가돼 자금조달도 어렵고 회사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나빠져 상장을 하지 않는게 관례"라고 설명했다.

국내외 영업기반 악화… 일감몰아주기에 높은 의존도

올 상반기 대부분의 건설사는 주택경기가 살아나고 해외 수주가 늘어 나면서 상당히 호전된 실적들을 내놨다. 현대건설 등 몇몇 회사는 사상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건설의 실적이 악화된 이유에 대해 업계에서는 근본적으로 포스코건설의 영업기반이 약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송도 일대에서 추진하고 있는 아파트, 각종 컨벤션 센터, 대형 오피스빌딩 등 너무 크게 벌려 놓은 사업의 부담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밖에도 포스코건설의 높은 그룹사 의존도도 그룹사가 좋을 때는 힘이 되지만 지금 같은 시기에는 실적감소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포스코건설은 최근 송도에 국내최고 68층 동북아무역센터를 준공했지만 분양이 안돼 공사비를 대물로 떠안는 과정에서 3000억원 가량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떠안은 물건들도 분양은 물론 임대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렇게 떠안은 자산은 아직도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 송도의 중대형 아파트와 함께 포스코건설의 고민을 깊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건설의 그룹사 의존도도 2013년 기준으로 51.6%를 기록해 국내 대형건설사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의 절반이 그룹사의 일감몰아주기에 의존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룹사 매출의 경우 이익률 등 조건이 좋아 경영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만 경기침체로 그룹사들의 경영여건이 좋지 않을 때는 매출과 이익이 급격히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5대 건설사 2013년 계열사매출 의존도 (조원)

                                                                               자료 : 금융감독원

대부분 건설사들의 그룹사 의존도가 10% 내외인 것과 비교하면 포스코건설의 경우 그룹사 의존도가 지나치게 커서 영업의 안정 요인이 아닌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포스코건설의 2012년 그룹사 의존도는 60.5%로 나타나 그룹사 영업 비중이 더 컸으며 그룹사 매출의 절반은 모기업인 포스코가 준 공사매출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