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제보에 따른 포상금 한도액은 지난 2013년 1억에서 10억원으로 이상된 후, 올해 다시 20억원까지 치솟았습니다. '탈세감시자'로서의 국민의 역할을 이끌어 내기 위해 대폭 증대된 것이죠.
실제로 국세청에 따르면 탈세제보 건수는 2012년 1만1087건에서 지난해 1만8770건으로 1년 사이에 7683건이 증가했습니다. 탈세제보에 따른 추징액도 2012년 5224억원에서 1조3211억원으로 2.5배 가량이 뛰어올랐습니다.
올해 역시 탈세제보로 인해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수많은 탈세제보가 들어오고 있다는 후문이 전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서로 감시자가 되어 삭막한 사회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고질적인 탈세 관행이 빠른 속도로 정상화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죠.
하지만 20억원까지 치솟은 포상금을 받기 위해서는 국세청이 제시하는 요건을 완벽하게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탈세제보가 난무하는 만큼 제보가 추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경우에만 포상금이 지급된다는 것입니다.
□ 지급되지 않는 포상금 = A씨는 2013년 초, 국세청에 서울시 소재 토지와 건물을 상속인들이 명의신탁해 상속세 및 부동산임대소득 등을 탈루했다는 내용의 탈세제보를 했습니다.
하지만 국세청은 A씨의 제보내용이 탈세제보 포상금의 지급기준이 되는 '중요한 자료'가 아닌 것으로 보고 탈세제보에 따른 포상금 지급 거부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미 접수된 제보와 중복되는 부분이 있고 언론에도 이미 보도된 자료라는 사유로 포상금 지급을 거부한 것이었죠.
자신의 제보로 인해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착수, 상속세를 추징하게 되었으므로 당연히 포상금 지급대상이 되는 '중요한 자료'에 해당된다며 억울함을 호소한 A씨.
그는 결국 국세청의 처분에 불복한 뒤, 조세심판원의 문을 두드리게 됐습니다.
□ "이미 다 아는 내용인데 무슨 포상금?" = A씨는 2012년 1월25일 접수된 제보자료는 탈세정보로서의 가치가 없고 자신이 제보한 탈세 건(2013년 3월4일 국세청 접수)에 의해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착수해 상속세를 추징하게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신의 제보자료는 당연히 '과세활용자료'로서 탈세조사에 활용되었음을 알 수 있고, 포상금 지급대상이 되는 '중요한 자료'에 해당된다는 것이었죠.
A씨는 "국세청은 또한 '언론에 보도된 자료'라는 사유로 포상금 지급 거부처분을 했는데, 당시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사회적으로 유명인사의 명의신탁재산 소유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에 방점을 두었던 것일 뿐, 탈세를 했거나 탈세한 것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세청은 언론보도가 있은 후 1년7개월 후 청구인이 제보한 내용을 근거로 세무조사를 실시해 고액의 국세를 추징한 사안으로서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이 건 세무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국세청의 입장은 A씨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국세청은 "A씨가 2012년 1월25일 기 접수된 제보자료는 탈세정보로서의 가치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기 접수된 제보자료의 중요성이 미약해 조사를 착수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으며, 내용을 이미 알고 있는 국세청은 대법원 판결이 선고된(2013년 3월28일) 다음 날 바로 상속세 조사를 착수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국세청은 "당시 제2심 법원판결이 있은 직후 2011년 9월1일부터 2011년 9월3일까지 다수의 언론기관에 의해 판결내용이 수차례 집중 보도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다수 국민들이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할 것이고, 쟁점부동산 소유권이 상속인들에게 귀속된다는 판결내용 자체만으로도 그에 따른 상속세 문제가 대두될 것이라는 사실은 과세관청 뿐만 아니라 법적 상식을 가지고 있는 국민 대다수가 인지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국세청은 "A씨가 제출한 탈세제보의 주요 내용은 이미 언론에 집중적으로 보도된 사항으로서, A씨의 제보가 없었더라도 국세청에서 충분히 해당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였으며, 또한 A씨가 탈세제보를 제출한 시점인 2013년 3월 이전 이미 제3자가 동일한 내용의 제보자료를 제출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들을 이미 누적관리하고 있음에 따라 A씨의 탈세제보자료가 아니더라도 국세청이 내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이 명백하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A씨의 제보자료를 '중요한 자료'가 아닌 것으로 보아 포상금 지급을 거부한 처분은 정당하다"고 못 박았습니다.
□ 심판원, "포상금 지급 거부, 문제 없다" =사실관계를 면밀히 살핀 심판원은 국세청과 같은 입장을 취하며 포상급 지급 거부 처분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심판원은 "A씨의의 탈세제보 이전에 피제보자들이 제기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등절차이행 소송이 진행 중에 있었고, 위 소송과 관련해 고등법원 판결이 내려진 직후인 2011년 9월1일부터 2011년 9월3일까지 언론에 의해 판결내용이 보도된 것으로 나타난다"고 전했습니다.
또 "2012년 1월25일 및 2012년 2월22일 제3자로부터 동일한 내용의 탈세제보가 있었고, 처분청은 대법원 확정판결일(2013년 3월28일) 다음 날부터 피제보자들에 대해 상속세 세무조사에 착수한 점 등에 비추어 A씨가 탈세자료를 제보하지 않았어도 국세청은 피제보자들의 탈세사실을 확인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심판원은 "따라서, 국세청이 A씨의 탈세제보자료를 '중요한 자료'가 아니라고 보아 포상금 지급을 거부한 처분은 달리 잘못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참고 심판례 : 조심2014서2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