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홈플러스…이익 반토막에 '경품사기' '갑의 횡포'

홈플러스가 급격한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경품사기극' 논란에 노조의 파업 등 잇따른 악재로 최대의 위기 상황에 놓여 이 난국을 어떻게 돌파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월 결산 법인 홈플러스가 최근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소폭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영업이익은 2011년을 정점으로 하락세가 이어져 지난해는 2011년 대비 40.8%나 감소하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여기에 최근 ‘경품사기극’ 논란, 납품업체에 대한 납품단가 인하 강요로 인한 ‘갑의 횡포’ 논란, 브랜드 사용료 과다 지급 의혹 등 각종 논란과 의혹으로 여론의 따가운 비판을 받고 있다. 

■ 테스코 브랜드 사용료, 수익성 악화 불구 20배 증액 지급 

홈플러스는 경기침체 지속에 따른 소비부진과 정부의 대형마트 의무 휴일제 도입 등에 따른 업체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수익성이 지난 2년간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6년 동안 가장 실적이 좋았던 2011년에 영업이익 4242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2년 3292억원, 지난해 2510억원으로 매년 규모가 감소하고 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 또한 2011년 6,1%에서 2012년 4.6%, 지난해 3.4% 수준까지 떨어졌다. 

반면, 매출은 소폭이나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못해 ‘속빈강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홈플러스는 지난해 지배기업인 영국의 Tesco에 'TESCO' 상표, 로고 및 라이센스 사용료로 616억원을 지급했다. 이는 2012년 30억원대비 20배가 넘는 금액이어서 과다 지급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는 홈플러스가 지난 2011년 2월에 상호를 삼성테스코에서 홈플러스로 변경하고 이후엔 테스코(TESCO) 상표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사용 명목으로 거액의 수수료를 지급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측은 그동안 우리나라에만 매출액 대비 0.05%로 낮게 적용했던 로열티를 정상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테스코가 진출한 다른 나라 소재 법인들의 경우 사용료가 매출액의 1~2% 수준인데 반해 한국의 경우 그동안 0.05%의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해왔다"며 "테스코 본사가 영국 과세 당국의 지적을 받고 수수료율을 현실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무법인의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지난 2011년 2월 이후 '테스코(TESCO)' 브랜드와 간판 등의 상표를 사용하지 않고 있어 합당한 수준의 로열티인지는 다툼의 소지가 있을 것 같다”는 견해를 밝혔다.

홈플러스측은 이에 대해 "로열티는 단순히 브랜드 외에 경영 및 영업 관련 노하우까지도 내포하고 있는 개념"이라며 "영국의 과세 당국과 우리 국세청이 의견을 조율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 대형 유통업체가 고객 상대로 경품 사기극?... 신뢰도 치명타

홈플러스는 최근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시사매거진 2580’이 방영한 ‘경품 사기극’ 관련 내용이 알려지면서 그 파장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어 곤혹스러운 상태다.

더욱이 홈플러스는 최근 경기 침체로 고통 받고 있는 국민들의 기를 살리겠다며 최대 규모 생필품 할인행사인 ‘氣세일’을 펼치고 있는 터여서 홈플러스 고객은 물론 일반 국민들까지 받은 충격도 큰 상황.

방송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2월 수천만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외제차 등의 경품을 내걸고 고객대상 경품 행사를 진행했지만 당첨자에게 당첨 사실을 알리지 않고 경품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측은 다소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여러 차례 경품행사를 통해 대부분의 경우 정상적으로 경품을 지급해왔는데, 일부 당첨자의 경우 수차례 전화를 시도 했지만 연락이 되질 않아 경품을 전달 못한 케이스가 방송이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홈플러스 측이 적극적인 의지만 있었다면 문자 메시지나 다른 방법을 통해 당첨자 주소로 연락할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2년에는 경품 행사에 응모하지도 않은 홈플러스 직원 친구가 외제 승용차에 당첨된 비리가 드러나 망신을 당한 바 있어 홈플러스에 대한 신뢰도가 더욱 타격을 받게됐다. 방송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처럼 경품을 미지급하거나 당첨자를 조작하면서 응모자들의 개인정보는 공동 마케팅을 펼친 보험사에 판매해 왔다는 것.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급속히 커지자 홈플러스는 지난달 29일 "조사결과 경품 행사 담당 보험서비스팀 직원 2명이 일부 경품을 횡령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관련 직원을 상대로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강남경찰서는 다음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 ‘갑의 횡포’ 논란, 동반성장지수 최하등급 불명예, 노조 파업 등 바람 잘날 없어 

홈플러스는 이밖에도 납품업체에 대한 갑의 횡포 논란, 3년 연속 동반성장지수 최하위 등급 판정, 노조파업 등 잇따른 악재로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최근 홈플러스 측이 납품업체에게 납품단가를 내리라고 통보하는 내용의 이메일이 공개돼 전형적인 '납품단가 후려치기'식 ‘갑의 횡포’ 논란이 불거졌다. 또한 지난 6월에는 동반성장지수에서 3년 연속 최하위 등급을 받는 불명예도 안았다.

이외에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하려는 정부정책과 반대로 매장 늘리기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이유로 질타를 받기도 했다.

또한 노동조합과의 관계도 원만치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과의 임금협상 교섭이 결렬되면서 지난달 11일부터 노조는 부분파업과 집단휴가 등 쟁의행위에 돌입한 상태다.

점점 악화되고 있는 수익성, 여기에 계속되는 영업외적인 악재들로 인해 바닥까지 추락한 신뢰도 등 국내 진출 이래 최대 위기상황에 봉착한 홈플러스가 이 난국을 어떻게 돌파할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