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외환거래 불편해소…해외송금 기준금액 상향
해외직접투자시 사후신고 제도 도입, 기업 대외거래 개선
불필요한 보고의무 폐지…외국환거래법 위반 제재 합리화
앞으로 별도의 신고 없이 외국에 송금할 수 있는 외화 규모가 1000달러에서 2000달러로 늘어난다. 또 은행이 없는 농어촌 지역에서도 연간 3만 달러까지는 지역농협을 통해 해외송금이 가능하도록 했다.
기업의 대외거래 편의성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업이 해외에 직접투자 할 경우 사후보고 제도를 도입, 연간 50만 달러까지는 사전신고 없이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소액해외직접투자에 대한 기업의 신고 부담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선박, 항공기 등 장기제작물품을 수입할 경우 200만 달러까지는 신고 없이 선급금을 송금할 수 있도록 했다. 기획재정부는 3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외환분야 규제개선방안'을 발표했다.
□ "국민 외환거래 불편 해소한다" = 기재부는 우선 외환거래에서 국민들이 체감하는 불편사항을 개선하기 위해 해외송금 기준금액을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이에 외화송금·수령과 관련해 외국환은행의 확인 또는 신고의무가 없는 기준금액을 일괄해 2000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종전까지는 건당 1000달러 이상을 초과하는 금액을 국외로 송금할 때 외국환은행에 송금 사유와 금액을 일일이 신고해야만 했다.
또 외국환은행이 소재하지 않은 농어촌 지역에서의 외국환 거래가 가능하도록 지역농협에서도 외화송금을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지역농협의 경우 외국환은행이 아닌 점을 감안해 동일인 기준으로 연간 누적 3만 달러 이내 범위에서만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환전업 관련 편의성도 높인다. 환전상을 통한 소액 환전 시 환전업자의 증빙서류 작성 의무를 폐지하는 한편, 환전상에게 외화를 매각할 때에는 동일자·동일인 기준 2000달러 미만까지는 증빙 없이 재환전을 가능하도록 했다.
□ "기업의 신고 부담 덜어준다" = 기업이 해외투자 시 겪는 신고 부담도 덜어준다. 기재부는 기업이 해외에 직접투자 할 경우 사후보고 제도를 도입, 연간 50만 달러까지는 사전신고 없이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까지 금액과 무관하게 사전신고가 필요했다.
여기에 현지법인의 자·손회사의 지분율 변경에 따라 외국환은행 사전신고가 필요했던 것을 사후보고제로 전환시켰다.
또 선박, 항공기, 철도차량 등 제작에 장기간 소용되는 물품을 수입할 경우 200만 달러까지는 신고 없이 선급금을 송금할 수 있도록 했다. 장기제작 물품 수입 시 선급금을 지급하는 일반적 거래 관행을 고려해 기업들의 업무 부담을 덜어준다는 것이 기재부의 설명이다. 기존에는 현재 수입물품 수령 1년 이전에 수입대금(2만 달러 초과)을 지급하는 경우 한국은행에 신고해야 했다.
대외채권 회수기간도 3년으로 연장된다. 현재 해외에서 채권을 지급받거나 받을 수 있는 날로부터 1년6개월 이내에 이를 회수해야 한다. 기재부는 이와 관련해 "회수기간을 충분히 제공해 기업들의 회수부담을 완화하고, 대외자산 관리의 자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 불필요한 보고의무 폐지 = 연간 증권보유현황 등 불필요한 보고의무도 폐지한다. 구체적으로 해외증권 투자자의 연간 증권보유현황, 외국기업 국내지사의 '연도별 영업기금 보고서'는 한국은행에 의무적으로 보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외국환업무 취급기관의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외국환은행 영업소 명칭 등 변경 시 금융감독원에 신고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을 삭제하도록 했다. 또 최근 들어 실효성이 낮아진 북한관광,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한 환전지침(미화 1달러 이내 휴대반출, 신용·직불카드 사용제한 등)을 폐지하기로 했다.
이 밖에 외국환거래와 관련해 2만 달러 미만의 경미한 위반을 할 경우, 과태료를 부고하기로 했다. 현행 화폐·증권 등 대외지급수단 수출입 신고의무 위반 시 경중에 관계없이 형벌이 부과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개선방안은 기업 등의 불편해소를 위해 시급한 과제를 우선 선정한 것"이라며 "향후 증권사의 원화대출·외화 RP 거래 허용과 같은 비은행 금융기관의 외국환업무 범위 확대, 원화국제화와 관련된 과제들은 하반기 중에 추가로 논의해 개편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