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거침없는 실적 질주…비결은?

5년 연속 상반기 1조 순익…7년 연속 국내 1등 실적
영업기반·리스크관리 차별화…전 세계도 신한 주목

신한금융지주가 5년 연속 상반기 순이익 1조 클럽을 달성하며 거침없는 질주를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사실상 4대 금융지주(신한·KB·우리·하나) 체제가 무너지고 신한의 독주시대가 열렸다는 평까지 내놓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4일 실적발표를 통해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1360억원을 달성해 전년동기 1조363억원에 대비해 9.6%(997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5776억원을 기록하며 1분기 5584억원에 대비해 3.4% 늘었다.

이 같은 실적은 2010년부터 5년 연속 그룹의 상반기 실적이 1조원을 상회하는 것이며, 7년 연속 국내 금융그룹 1등의 실적을 보인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한, 쾌속 순항…독주체제 굳히나 = 신한금융은 올해 상반기 1조136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5년 연속 1조 순이익 클럽을 무난히 달성했다.

이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으로 경쟁 금융지주인 하나금융(6101억원), KB금융(7652억원)과 비교해도 상당한 격차를 보인다. 

주력계열사인 은행을 비교하면 신한은행은 상반기 순이익 8419억원을 시현했으며, 이는 전년동기 대비 20.5% 증가한 수치다.

국민은행이 상반기 546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58.5%(2016억원) 증가라는 반전을 보여 주었지만 순이익 규모면에서는 신한은행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하나은행은 상반기 556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같은 하나금융 계열사인 외환은행이 전분기 대비 253%(1784억원) 수직상승한 3195억원의 실적을 보였다. 단순하게 두 은행의 순이익 총합이 8757억원으로 신한은행을 앞서지만 하이닉스 지분 매각(외환은행, 1047억원) 등 일회성 요인이 컸다는 분석이다.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우리금융의 경우 지난해 4분기 118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던 아픔을 딛고 상반기 1조원대 순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조세특례제한법 통과 지연에 따라 미리 인식했던 지방은행 분할 매각 관련 법인세 6043억원과 증권계열 자회사 매각중단 영업익 700억원이 반영된 수치로 순도 면에서 신한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특히 신한금융은 저금리 저성장 시대가 도래하면서 2011년을 정점으로 나타났던 이익 감소추세가 올해부터 반등 추세로 바뀌고 있어 경쟁 지주사들과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별다른 사건사고 없이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해 온 점과 은행부문에 집중되지 않은 견조한 영업기반이 신한금융 경쟁력의 원천으로 꼽고 있다.  

■ 신한금융, 최고 실적낸 비결은? = 신한금융은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을 제외하고 2006년 이후 상반기 1조원 이상의 이익을 달성했다.

여타 금융지주들이 크고 작은 악재와 리스크로 인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실적을 내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그 꾸준함은 시장에서도 상당한 신뢰로 받아 들이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 같은 호실적의 배경과 관련 "비은행 부문의 이익 기여 등 신한의 차별화된 영업기반과 적극적인 리스크관리를 바탕으로 한 은행의 안정적인 이익 창출 능력이 유지되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2011년을 기점으로 대외 금융환경이 악화되며 연간 이익이 지속 감소했으나 올해부터 전년동기 대비 이익 증가 추세로 전환한 것이 이번 상반기 실적의 의미 있는 특징이다"고 전했다.

신한금융이 안정적인 이익 창출을 할 수 있었던데는 은행 부문의 이익 개선과 카드를 비롯한 비은행 부문에서 견조하게 이익을 방어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은행부문 이익은 8451억원으로 대출자산 성장과 순이자마진 방어를 통한 이자이익 증가, 대손비용 감소 영향으로 전년동기 대비 19.8% 증가했다.

이에 뒤질세라 카드를 비롯한 비은행 부문의 순이익은 2분기에 전분기 대비 18.8% 증가하는 등 이익 방어를 통한 실적 개선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비은행 그룹사의 이익기여도 비중은 상반기 35% 수준에 달한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실적과 관련해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이 바로 신한은행의 이익 개선이다.

신한은행의 주수익원인 이자이익은 원화대출자산이 상반기 4.2% 성장했고, 순이자마진이 1분기와 같은 1.77%로 유지되면서 전년동기 대비 0.6% 증가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구조조정과 저성장, 저마진 상황에서 무리한 외형 성장은 자제하면서 SOHO 등 신용도가 높은 우량 고객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질적 성장을 도모했기 때문이다. 올해도 비외감 중소법인에 대한 대출 확대로 이익기반의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유동성 핵심예금 중심의 조달 비중을 확대하면서 작년 하반기부터 순이자마진 하락폭을 낮추며 이자이익 기반을 지속적으로 방어한 것이 주효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은행의 대손비용이 안정화 추세라는 점도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상반기 은행의 대손비용은 251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4.3% 감소했으며 이에 따라 그룹의 대손비용도 전년동기 대비 21.6% 줄었다. 그룹의 상반기 대손비용률은 0.48%로 과거 5개년 대손비용률 평균 0.68%와 비교할 때 상당히 안정화된 수준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는 우량 자산 중심의 적정 대출성장과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통한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 경쟁사 대비 높은 NPL 커버리지 비율 등 보수적인 충당금 정책에 기인한 것"이라며 "당분간 대손충당금의 하향 안정화 추세가 지속될 것이며, 리스크관리에 기반한 신한의 건전성이 올해부터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다른 생각, 새로운 시작…세계도 신한 주목 = 올해 초 신한금융이 그룹 경영슬로건으로 내건 '다른 생각 새로운 시작'은 '고객을 위한 창조적 종합금융 실현'으로 귀결된다.

신한금융은 은퇴 비즈니스 추진 차별화, 글로벌 현지화/신시장 개척, 채널 운영전략 혁신, 따뜻한 금융의 내재화, 수익률 제고를 위한 창조적 혁신, 전략적 비용절감 성과도출 등 6개 중점추진과제를 선정해 목표 달성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은퇴 비즈니스 차별화는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사실 은퇴시장은 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내는 미성숙 시장 단계인데 신한은행이 '신한미래설계'라는 은퇴브랜드를 만들어 '행복한 미래를 위한 은퇴파트너'를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또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도 앞다투어 종합 은퇴 솔루션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으며 고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신한의 '다른 생각, 새로운 시작'은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이 등로(登路)주의와 맞닿아 있다.

한 회장은 "목표 달성의 과정을 중시하는 '등로(登路) 주의'에 입각해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는 것, 이것은 바로 신한에게 주어진 생존의 문제"라며 "금융인으로서 업(業)에 대한 진지한 사명감과 도전정신을 가져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모두다 어렵다고 외치고, 모르겠다고 고개를 떨구는 순간 다시 한번 금융 업(業)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고 준비해 신한을 한 단계 도약시키자는 당부인 것.

이 같은 신한의 '새로운 시작'은 국내를 넘어 국제적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지난달 한동우 회장은 싱가포르 소재 금융연구 전문기관인 아시안 뱅커의 '2014 리더십 대상'에서 '2014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고 금융CEO'로 선정됐다.

2006년 이 상이 제정된 이래 한국인이 아태지역 최고 금융CEO로 선정된 것은 한 회장이 처음이다.

또 세계적 권위의 금융전문지 더 뱅커誌는 지난 2월 신한금융그룹을 '글로벌 500대 금융브랜드'에서 국내 1위, 글로벌 43위로 선정했다.

2012년 57위, 2013년 51위에 이어, 2014년에는 전년보다 8계단 상승해 신한은 3년 연속 국내 1위 금융 브랜드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다보스 포럼에서 발표한 '글로벌 지속가능 경영 100대 기업' 중 지난해보다 무려 56위 오른 30위를 차지함으로써 삼성, 포스코 등을 제치고 국내 기업으로는 가장 높은 순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렇듯 이제는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상대해 국제적 호평을 받는 신한의 질주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도 국내 금융회사 중 유일하게 공적자금에 의지하지 않고 독자생존의 길을 걸어 온 신한금융은 '새로운 시작'을 발판으로 '세계로 세계로' 보폭을 넓혀 나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