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회 관세청장은 취임사를 통해 엄중한 세수관리와 과세품질 제고, 획기적인 규제개혁을 주문했다.
우리나라의 경제국경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 관세청. 4700여명의 직원들이 통관과 FTA 업무, 관세심사·조사, 마약밀수 단속 등 다양한 업무로 우리 경제를 보호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켜주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관세청의 존재를 잘 느끼지 못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먹고 입는 수입품이나 해외직구, 원산지 표시 등 관세청 직원들의 손을 거쳐가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경제경찰로 불리우는 관세청 직원들은 경제국경을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제자리를 지키며 묵묵히 일하고 있습니다.
이 조직을 이끌 신임 관세청장으로 김낙회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부임했습니다. 지난 25일 차관급 인사가 발표되자 세제실장 출신이 관세청장으로 오는 관행(?)에 관세청 직원들의 실망감이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28일 오전 10시30분 인사 발표 3일만에 이뤄지는 제27대 김낙회 관세청장의 취임식이 거행되자 직원들은 섭섭한 속내를 감추고 신임 청장을 박수로 환영했습니다.
김 청장은 취임사를 통해 혁신적인 규제개혁을 통한 경제활성화와 철저한 세수관리를 통한 국가재정확보 등을 주문하며 관세청의 결속을 다졌습니다. 취임사가 끝난 뒤 김 청장은 간부 및 직원들과 악수를 나눴습니다.
전통적으로 관세청은 간부들 뿐 아니라 취임식에 참석한 직원들까지 모두 앞으로 나가 청장과 인사하며 악수를 나눕니다. 하지만 이날 취임식에서는 일반 직원들 중 절반은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자리를 떠 버렸습니다.
◆…김낙회 관세청장(왼쪽)은 취임식이 끝난 뒤 정재열 서울세관장(오른쪽) 등 간부 및 직원들과 일일이 인사하며 악수를 나눴다. 간부들은 김 청장과 인사를 나눴지만 일반 직원들의 절반은 취임식이 끝난 뒤 김 청장과 인사를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김 청장의 취임식 내내 말 한마디 하는 직원들이 없을 정도로 묵묵히 취임사만 듣던 직원들은 김 청장이 식장을 벗어나자 하나 둘 씩 입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은 새로운 청장이 어떤 업무 스타일인지, 어떤 사람인지 서로서로 물어보며 신임 청장에 대한 궁금증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허무하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기도 했습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의욕적으로 일하던 백운찬 전 관세청장이 하루 아침에 1년 4개월 남짓한 시간을 뒤로 하고 떠나는 것에 대한 아쉬움에다 십여년간 내부승진이 없다는 안타까움이 직원들의 마음을 착잡하게 만든 것처럼 보였습니다.
신임 청장으로선 과정이야 어찌됐든 이런 직원들의 마음에 섭섭할 수도 있을테지만 관세청 직원들도 인사때마다 씁쓸함을 느끼게 되는 현실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김 청장은 취임사에서 "관세청이 보여준 그간의 성과는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모방할 수 없을 만큼 빛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직원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습니다.
직원들의 섭섭한 심정이 하루 아침에 달래질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김 청장이 관세공무원의 성과 뿐 아니라 고충까지 잘 헤아린다면 관세청 직원들이 김 청장을 진짜 '우리 식구'로 받아들일 날이 머지 않아 오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취임식을 마치고 김낙회 청장과 관세청 간부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