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고지서를 뒤늦게 받아 세금을 납기 내에 납부하지 못했다면 '가산세'라는 응분의 대가를 받아야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일정기간 내 납세고지서가 발송되지 않거나, 해당 고지서를 받지 못한 경우라면 이야기가달라지는데요.
현행 세법상 송달하는 서류는 해당 납세자의 주소·거소·영업소 또는 사무소로 전달됐을 때부터 효력이 생깁니다. 다시 말해 '수취인불명'인 상태에서는 납세 효력이 상실된다는 것이죠.
다만 서류 송달여부를 놓고 납세자와 과세당국간 잦은 다툼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발송 주소지에 실제 거주하고 있느냐'의 판단에 따른 각기 다른 시각차 때문이죠.
□ 살지도 않은 주소지에 날아든 '세금고지서' = 현재 자동차 등록원부상 자동차를 소유한 사람은 누구나 납세의무를 지는 자동차세. 자동차세는 매년 6월과 12월에 납부하는 후납 형식의 세금인데, 징수를 담당하는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납기개시 전 일정기간 내에 납세고지서를 발급해야 합니다.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터졌습니다. 지자체에서 납세고지서를 송달한 주소지에는 정작 납세의무를 가진 당사자가 살지 않았던 것입니다. 납세의무를 가졌던 A씨도 황당하긴 마찬가지였죠. A씨는 조세심판원에 불복신청을 제기하면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습니다.
A씨는 주민등록상 주소지의 주택은 2010년에 경매로 다른 사람에게 소유권이 이전돼, 지자체에서 발송한 주소지에 거주할 수 없었다"며 "따라서 우편물 수령이 불가했으므로 자동차세 등의 부과 처분은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세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수취인불명'인 상태에서는 납세 효력 능력이 상실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하지만 처분청은 입장은 달랐습니다. 처분청은 "주민등록 주소지와 실제 거주지가 다른 경우, A씨가 처분청에 원하는 송달지를 알지지 않은 이상, 주민등록 주소지로 송달할 수 밖에 없다"며 "주민등록 주소지로 자동차세 고지서를 발송한 처분은 적법하다"고 맞받아쳤습니다.
□ 심판원 "서류송달 효력없다…과세처분 잘못" = 조세심판원은 A씨가 납세고지서를 받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 서류송달의 효력이 없는 무효처분으로서 당초 과세처분은 잘못됐다고 판단했습니다.
심판원은 결정문을 통해 "처분청은 자동차세 고지서를 A씨의 주민등록 주소지로 발송해 A씨가 수령했다는 의견이지만, 처분청이 제시한 지방세 전산시스템상 자료만으로 A씨가 자동차세 고지서를 수령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처분청이 자동차세 고지서를 발송한 주소지는 타인 소유의 건물로서 A씨가 거주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이상, 자동차세를 부과한 처분은 납세고지서 송달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은 무효인 처분에 해당하므로 해당 과세처분을 취소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습니다.
[참고 심판례 : 조심2014지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