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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News]관세청-풀무원 '관세전쟁'

①수백억대 소송, 풀무원에 두 번 무릎 꿇은 관세청

  • 보도 : 2014.06.12 08:45
  • 수정 : 2014.06.12 08:45

세금은 피할 수 없는 '굴레'다.

그러나 납세자 입장에서는 한 푼이라도 줄이고 싶은 것이 세금이다. 세금을 작동시키는 원동력, 세법은 전지전능(全知全能)하지 않다. 크던 작던 틈새가 존재한다.

이 틈새에 대한, 납세자와 과세당국의 태도는 상충된다. 납세자는 이 틈새를 파고들며 과세당국은 막고자 한다. 납세자와 과세당국간 세금분쟁이 발생하는 것은 '필연'이다.

조세불복은 세금을 줄이고자 하는, 납세자의 '욕망의 분출구'다. 지금 이 시간에도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서 납세자와 과세당국 간 줄다리기는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래서 세상은 더욱 다이내믹(Dynamic)하다.

조세일보(www.joseilbo.com)는 관세청과 풀무원이 벌이고 있는 수 백억원대의 관세소송을 집중 분석하고 그에 따른 정책적 문제를 2회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주-

①수백억대 소송, 풀무원에 두 번 무릎 꿇은 관세청
②'대형소송'만 만나면 작아지는 관세청, 원인은?

◆…2전2패, 2전2승 = 관세청(서울세관)은 풀무원이 제기한 380억원대 관세부과 취소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패소했다. 서울세관은 풀무원이 유기농 콩을 저가신고한 주체라며 수백억원대의 관세를 부과했지만 풀무원은 유기농 콩을 수입하기 위해 거래한 J사가 저가신고 한 주체일 뿐, 자신들이 세금을 납부해야 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풀무원과 J사가 관련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관세청이 사력을 다해 몇 년 동안 매달린 풀무원(대표 남승우)과의 수백억대 관세소송에서 두 번 연속 패배하며 자존심을 크게 구겼다. 마지막 판결(대법원) 단계가 남아있지만 현재로서는 관세청의 '뒤집기'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관세청은 사상 최대금액 관세소송인 디아지오코리아와의 소송과 견주어 결코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풀무원과의 관세소송에 공력을 쏟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풀무원과의 관세소송 패소는 단순한 패소 그 이상의 중압감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도대체 어떤 내막이 깔려 있는 것일까.

□ '2戰2敗' = 서울고등법원 제3행정부(김동오 부장판사)는 지난달 15일 풀무원이 서울세관을 상대로 제기한 관세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풀무원이 부과받은 380억원의 관세 및 가산세를 전액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서울세관의 관세부과가 '부실과세'였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1심에 이어 2심까지 패한 서울세관은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다. 대법원까지 항소할 '전의'마저도 상실한 상황이다. 재판부가 두 번이나 풀무원의 손을 들어준 것을 감안하면 대법원에서 서울세관이 승소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관세청 내부의 중론이다.

'세기의 대결'로 불리고 있는 디아지오코리아와의 5000억원대 관세소송을 벌이고 있는 서울세관 입장에서는 '저가신고'라는 유사한 혐의점을 가진 풀무원과의 소송전에서 패한 것이 더욱 속이 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내부고발자의 정보제공이 절실한 탈세 등 관세포탈 부문에 대한 예산지원이 부족하다는 점도 직원들의 사기저하는 물론 관세청이 대형소송에 약하다는 불명예까지 안겨주고 있다.

 

◆…유기농 두부 제품으로 유명한 풀무원은 지난 1984년 풀무원식품으로 출범해 현재는 이씨엠디, 푸드머스, 로하스아카데미, 찬마루유통, 풀무원건강생활, 풀무원더스킨, 풀무원다논 등 25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377억원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50% 이상 늘었지만 해외사업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14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 한 알의 콩, '도화선'이 되다 = 서울세관과 풀무원의 소송전 시발점은 지난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찾을 수 있다. 서울세관은 풀무원이 2005년 6월부터 2009년 4월까지 J사를 통해 유기농 콩을 수입하면서 수입가격을 낮게 신고하는 방법으로 관세를 탈루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저가신고를 한 주체는 J사였지만 J사가 폐업을 하자 서울세관은 세금납부 책임이 풀무원에게도 있다고 보고 풀무원에 지난 2010년 6월 380억원의 관세와 가산세를 부과했다. 서울세관은 J사의 폐업이 관세납부를 피하기 위한 의도적인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바지사장을 내세운 유령회사나 영세업체들은 세금이 부과되면 폐업하고 잠적하는 수법을 주로 사용하는데 이는 대표적인 탈세유형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풀무원은 서울세관의 처분에 불복,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지만 2011년 6월 모두 기각됐다.

이에 풀무원은 중국에서 농산물을 납품하는 J사를 통해 유기농 콩을 구매했을 뿐, 저가신고는 J사의 소관이며 자신들이 주관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관세부과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풀무원에 따르면 매년 4월 풀무원 유기농 구매팀은 전년도 유기농 콩 구입량을 감안해 구매예상량을 정해 납품업체에 통보하고, 납품업체와 함께 중국으로 가서 토양이 우수한 곳을 확정해 파종을 결정한다.

이후 풀무원 유기농 구매팀에서는 수시로 작황상태를 확인하는데 서울세관은 이 점이 J사와 풀무원이 사실상 동일한 회사임을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콩을 재배할 토지를 선별하고 유기농 콩 품질관리 등을 모두 풀무원에서 주도했기 때문에 J사와 풀무원은 같은 회사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서울세관은 J사가 풀무원의 동의 없이는 유기농 콩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다는 점에 비춰볼 때 풀무원이 저가신고한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풀무원의 품질관리는 자체적인 유기농 인증절차나 생산물이력추적 시스템에 의한 것이며 풀무원과 J사와의 계약조건이 유기농 콩을 판매하기로 하고 재배를 하기로 했던 것을 이유로 J사는 풀무원과 같은 회사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아울러 재판부는 J사가 풀무원에 제시한 구매기준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세관에 가격신고를 했기 때문에 풀무원이 저가신고를 한 사실을 알기 어려운 위치에 있었다고 판단, 풀무원의 손을 들어줬다.  

□ 관세청 발목 잡은 '증거확보' = 서울세관은 소송을 승소로 이끌어내기 위해 풀무원과 J사가 사실상 '한몸'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증거확보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세관은 풀무원과 J사가 한몸이라는 증거를 모두 폐기한 것으로 보고 직원 수명을 중국으로 파견해 현지 사정을 잘 아는 A씨로부터 증언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세관은 직원은 A씨로부터 "J사는 풀무원이 내세운 바지사장"이라는 이야기를 전해들었고 A씨에게 법원에서 증언을 하거나 풀무원과 J사의 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문서를 작성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A씨는 "내 밥줄(거래처)인데 어떻게 그러냐. 밥줄 끊기면 책임질 것이냐"라며 매몰차게 거절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세관 직원들은 '빈 손'으로 철수를 할 수밖에 없었고 지난달 15일 2심에서도 풀무원에게 또 패하는 쓴맛을 봐야만 했다.

패소 소식이 전해지자 세관 내부에서는 '말도 안된다'는 여론이 급격하게 퍼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탈세제보의 경우 내부고발자의 역할이 중요한데 포상금 등으로 A씨를 잘 설득했다면 증언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관세청 내부에서는 "관세청의 탈세제보 포상금이 국세청처럼 20억원에 달했다면 A씨를 설득해 관세 380억원을 국고로 환수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서울세관의 주장에 풀무원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우리가 관세부과 취소 행정소송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승소했다. 이는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서울세관에서 상고를 한다고 하더라도 결과는 변함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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