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불편 유발하는 세정규제 고친다" = 국세청은 29일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추출한 ‘국민이 바라는 10대 세정개선 과제’를 선정, 고강도 개혁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단순한 언론보도용 자료와 더불어 국세청의 규제개혁 의지와 상세 과제와 관련한 내용을 담은 자료집을 발간․배포하기도 했다.
앞으로 중소기업들이 과거 법인설립 시 상법상 요건을 채우기 위해 가족 등에게 주식을 명의신탁했다가 이를 실소유자 명의로 전환할 때 종종 발생하던 증여세 분쟁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법인 세무담당자들을 힘들게 했던 재무제표 재작성 '노가다'도 없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국세청이 관리하고 있는 각종 인터넷 시스템들이 하나로 통합, 납세자들의 접근성이 한층 제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세청이 이 같은 항목들을 국민 불편 유발 10대 세정개선 과제로 선택해 강도높은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 처남 이름으로 되어 있던 내 주식, 찾기 편해진다 = 과거 법인설립 시 발기인이 최소 3~7명 이상 필요로 하는 상법상 요건을 맞추기 위해 상당수 중소기업 창업자들이 가족 또는 친척, 지인 등 타인명의로 주식을 등재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문제는 가업승계 등을 위해 실소유자 명의로 주식을 환원할 때 세무조사 등 '증여세' 문제가 불거진다는 점이다.
오랜 시간이 경과되면서 실소유 여부를 증명할 증빙이 소실된 경우, 이를 입증하지 못하면 실소유자 환원 행위 자체를 증여로 판단, 세무조사 및 증여세가 부과되면서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국세청은 일정요건을 갖춘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증빙자료가 다소 미비하더라도 신청서류와 국세청 보유자료를 최대한 활용해 명의신탁 환원을 부담없이 할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특히 경험이 풍부한 직원들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객관적으로 평가해 명의신탁 환원을 인정, 증여세 부과대상에서 배제해 줄 방침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이 같은 제도 개선으로 공증 등 증빙서류 구비 등에 따른 납세자 비용 141억원, 명의신탁 증여세 과세관련 불복청구 비용 25억원 등 연간 166억원의 납세협력비용이 감축될 것으로 추산했다. 중소기업들의 원활한 가업승계 등 지속경영과 안정적 성장 기반 마련은 '보너스'.
업무지침 등을 개선해 올해 6월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 동떨어진 표준재무제표-기업회계기준, "불편 해소한다"= 기업의 재무제표와 항목이 일치하지 않아 신고 때 마다 매번 다시작성 해야 했던 표준재무제표에 대한 손질도 가해진다.
그동안 법인세 신고 시 제출하는 표준재무제표 항목이 기업의 재무제표와 달라 애들 먹었던 법인 세무담당자들에게는 '희소식'.
구체적으로 국세청은 기업의 재무제표를 큰 수정 없이 법인세 신고 시 사용할 수 있도록 표준재무제표를 기업회계기준과 일치하도록 수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표준재무제표의 계정 항목이 너무 적다보니 기업재무제표와 대응되는 항목이 없는 경우 모두 '기타'란에 합산·기재됨에 따라 세무관서에서 추가로 자료를 요구하는 문제점도 개선될 전망이다.
국세청은 "기업들의 특수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자산·부채·자본·손익 계정의 항목을 최대한 세분화하고 '기타'란은 삭제할 것"이라며 "계정과목을 직접 기재할 수 있도록 빈란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기업이 작성한 재무제표를 법인세 신고 시 표준재무제표에 맞춰 다시 작성하는데 따른 시간적·경제적 부담이 축소돼 연간 124억원의 납세협력비용이 감축 될 것"이라고 밝혔다.
□ 홈택스 따로, 현금영수증 따로, e-세로 따로…복잡해! = 현재 국세청에서 제공하는 인터넷 서비스는 홈택스, 현금영수증, e-세로, 연말정산, 법령정보 등 8개로 분산돼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개별 사이트에 일일이 접속해야 했다.
예를 들어 납세자가 연말정산을 하기 위해선 국세청 홈페이지가 아닌 연말정산 홈페이지를 방문해야 한다. 이에 국세청은 분산된 인터넷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국세청은 "홈택스 등 8개 사이트를 하나로 통합하고, 납세자 유형별 맞춤형 서비스 및 나의 세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My-NTS' 확대 제공 등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표준화된 인증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홈페이지 마다 다른 사용자 인증방식을 하나로 표준화해 한 번 회원가입과 로그인으로 국세청의 모든 전자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할 방침이다.
아울러 일정 기한이 지나면 일부 세목(소득세, 법인세, 증여세)의 전자신고가 불가능해 지는 점도 국민이 느끼는 불편한 항목으로 선정됐다. 국세청은 이번 기회를 통해 기한 후에도 모든 세목에 대한 전자신고가 가능하도록 규정을 수정할 방침이다.
또한 국세청은 현재 수동으로 제출되고 있는 부가세, 소득세, 법인세 관련 제출서류 및 각종 증빙서류 등을 문서파일(PDF)로 온라인에 제출할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국세청은 "인터넷 홈페이지 통합으로 납세자의 전자서비스 편의성을 제고하고 세무관서 방문 축소, 수동전자제출 등에 따른 납세협력비용이 연간 95억원 감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