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돈 없어 발만 구르는 가난한 납세자 구제 늘린다

국선세무대리인 지원대상, 재산보유액 3억→5억

과세자료 조기 처리…직원평가 반영 '실효성' 증대

납세자들의 불만을 촉발시키는 것은 국세청의 무리한 '세금부과'다. 실제 납세자들의 세금불만은 지속적으로 증가, 지난해 조세불복액수는 직전년(2012년) 대비 1조원 이상 증가하는 등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국세의 경우 '행정심판전치주의' 제도에 따라 먼저 행정심판(조세심판원 등)을 거친 후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 사정으로 행정심판 업무를 거들어 줄 세무대리인을 선임하지 못하는 가난한 납세자들은 소액 불복청구의 인용률(청구인 승소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이들에 대한 권리구제 강화에 필요성이 제기됐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000만원 미만 청구건수 1581건 중 60% 정도가 세무대리인을 선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지난 3월 시행된 '국선세무대리인' 제도다. 쉽게 말해 국선 변호인과 비슷한 개념이다.

구체적으로 세무대리인 선임 없이 청구세액 1000만원 미만의 불복청구를 제기하는 일정한 재산 이하를 보유한 개인이 지원 대상이다. 세무사, 공인회계사, 변호사 자격증이 소지한 전문가들이 보수 없이 지식기부(무보수) 형태로 지원해준다.

□ "국선세무대리인 지원 대상 늘린다" = 국선세무대리인 제도가 도입된 이후 금새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원인 중 하나가 국선세무대리인 제도 지원요건이 엄격해 지원받을 수 있는 대상이 제한적이라는 대목이었다.

국세청은 이에 국선세무대리인 제도의 지원 대상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현재는 재산보유액이 3억원 넘거나 수입금액이 제조업의 경우 1억5000만원 이상이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지원시기도 불복청구 이후로 규정되어 있어 실효성 의문이 제기됐었다.

국세청은 지원대상자의 재산보유액 기준을 5억원 미만으로 늘리고, 수입금액에 관계없이 지원 대상에 포함시켰다. 여기에 불복청구 이후부터 지원하던 절차를 불복청구서 작성단계에서부터 국선세무대리인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국세청은 "이 같은 제도 개선으로 연간 예상지원 건수는 약 770건으로, 납세협력비용은 연간 6억원 가량 감축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과세자료 처리기한 단축…연간 255억원 가산세 '축소' = 과세자료 처리기한도 대폭 줄인다. 국세공무원들이 과세자료를 지연처리할 경우 납세자들은 관련 증빙 제시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지연처리에 따라 가산세도 누적, 애꿎은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또한 납세자의 해명절차 없이 세금을 고지하는 경우, 예기치 못한 과세에 대한 뒤늦은 대응으로 납세자의 불편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국세청은 직원들이 과세자료 처리에 세월을 낚는 태도로 임하지 않도록 단속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업무성과 평가 시 과세자료 조기처리 비율을 성과평가 지표로 관리하고 자료 발생 이후 6개월 이상 경과한 후 처리하는 경우 감점 조치하는 불이익을 준다는 방침이다.  

해명절차와 시스템도 개선한다.

과세자료 처리 시 해명 안내문과 해명자료에 대한 검토결과 통지서 또는 과세예고 통지서를 의무적으로 발송하기로 했다. 또 과세자료 처리 담당 직원에 대한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며, 현재 수동제출 하는 해명자료를 전자제출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6개월 이내 과세자료를 처리할 경우 납세자의 가산세 부담이 연간 255억원 줄어든다는 것이 국세청의 계산. 국세청은 올해 중으로 성과평가 체계 및 과세자료 처리지침을 개정해 내년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과세자료 해명안내 전산시스템도 내년부터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