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이는 박근혜 정부…'내각 총사퇴론' 현실화 되나

세월호 침몰 참사로 박근혜 정부의 총체적 무능이 드러나면서 '내각 총사퇴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구조작업과 사고수습이 우선인 상황에서 내각 총사퇴론은 이른 감이 있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사고수습이 어느 정도 이뤄진 후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침몰참사로 총체적 무능을 드러내며 국민적 슬픔과 분노를 야기한만큼 민심 수습을 위해 내각 총사퇴는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다.

기본적으로 사고수습과 구조대책에 책임이 있는 안전행정부와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박근혜 대통령 다음으로 내각의 책임자인 국무총리까지 이들의 해임 필요성은 여당 내부에서 조차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사고 당일인 지난 16일 밤늦게 진도 현장을 찾았지만 초동대응을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발표에 분노한 실종자 가족들에게 물세례를 맞아야했다.

하지만 정 총리는 물세례를 맞고 경호원과 경찰의 호위로 8분 만에 현장을 빠져나가버렸다.

사고 수습의 책임자로서 분노한 가족들을 진정시키고 관계자들을 진두지휘를 해야 할 판에 현장을 떠난 것이다. 또한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청와대까지 올라가겠다는 상황에서 가족들의 요구사항을 겸허히 듣기보다 외면한 채 승용차 안에서 3시간 동안 머물러 공분을 샀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대체 제정신인가. 총리가 내려갔으면 수습을 해야 하는데 더 문제만 일으켰다"며 "가족들이 화가 나서 물을 뿌리면 끝까지 맞고 화를 누그러뜨려야 하는데 뭘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한 취임 14일 만에 침몰사고에 직면한 강병규 안행부 장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본부장으로서 '골든타임'을 놓친 잘못이 크다는 지적이다.

사고당일 오전 행사참석으로 진도 현장 도착이 늦어진데다, 첫날 오전 '전원구조'됐다고 안심시켰다가 나중에는 구조자수를 6번이나 수정하는 등 기본에서조차 난맥상을 드러냈다. 잠수부의 선체진입과 관련해 '성공→실패→성공→철수' 번복이 이어지면서 정부에 대한 불신을 자초했다.

전문성 미흡이 지적됐던 이주영 해수부 장관 역시 진도 현장에서 실종자 가족과 국민들의 분노를 야기했다. 이 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바다의 안전'을 강조했지만 해수부의 역할 역시 미비했다.

특히 윤진숙 전 장관이 지난 2월 전남 여수에서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에 대한 미흡한 수습과 국민정서와 괴리된 발언으로 자리에서 물러난만큼 '정치인'인 이 장관에게 민심 수습을 기대했음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기념사진 촬영파문에 휘말려 대신 사과하는 등 논란의 당사자가 됐다.

여기에 실종자 가족들이 거처하고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라면을 먹어 공분을 샀던 서남수 교육부 장관과 기념사진 촬영으로 해임된 안행부 송영철 국장 등 국민정서를 무시한 내각 관료들의 무성의도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때문에 박근혜 정부의 안이함과 무능에 대한 쇄신 차원에서 박 대통령을 제외한 모든 국무위원 및 수석 비서진 교체는 일정 정도의 사고 수습 후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당 정책위 관계자는 "내각 쇄신이 필요하지 않겠느냐. 시기의 문제일 뿐 내각 사퇴는 불가피하다"며 "지금 내각이 무릎을 꿇고 사죄를 해야 되는데 내려가서 하는 일이 뭐냐. 여당으로서 우리도 고개를 들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야당 관계자들 역시 '내각 총사퇴'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 야당 인사는 "지금 수습이 먼저라서 발언을 자제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 수습이 되면 당연히 지적하지 않겠느냐. 지금 이대로 더 간다는 건 국민을 완전히 무시한다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을 포함해 내각 전체가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를 판이다.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다. 이게 나라냐는 말을 왜 하겠나"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