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전직·창업지원 대상자 모집…1000명선 예상
한화생명도 희망퇴직 접수…구조조정 촉발할 지 주목
삼성증권 등 증권업쪽에서 촉발된 삼성발(發) 구조조정의 후폭풍이 보험업권을 본격적으로 엄습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이날 사내게시판에 500~600명을 자회사인 삼성생명서비스로 이동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생명은 오는 25일까지 원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삼성전자와 삼성화재 등 계열사 이동 및 전직지원 신청을 받기로 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직 지원을 받는 것이며 인원은 정해진 바는 없지만 전체 1000명 정도 수준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희망퇴직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계열사로의 전직이나 창업 지원 대상자를 접수받는 것이다"고 전했다.
삼성생명이 밝힌 1000명 정도의 구조조정은 전체 본사 인력 6700여명의 15%에 달하는 규모다.
삼성생명이 이처럼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급격히 내리막을 걷고 있는 실적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매출은 19조3000억원으로 2012년(30조3800억원)에 비해 36.5%가 줄었다. 영업이익도 5597억원으로 전년도(1조2346억원)에 비해 54.7%나 급감했다.
업계 1위 삼성생명의 대규모 구조조정은 보험업계에 파란을 일으킬 전망이다.
업계 2위인 한화생명은 지난 16일까지 20년 이상 근무한 직원과 희망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했으나, 그 인원이 기대치를 밑돌아 추가적인 접수를 받기로 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이번주에 전직지원 신청을 마감할 계획이었으나 생각보다 저조해 추가적인 접수를 받고 있으며, 구체적인 전직대상자 규모는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삼성, 한화와 함께 생보 '빅3'인 교보생명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희망퇴직 계획을 잡지는 않고 있지만 여지는 남아 있다.
생보사들에 비해 손보사의 경우는 아직까지 뚜렷한 구조조정 계획을 잡고 있지는 않다.
삼성화재, LIG손보, 현대해상 등 주요 손보사들은 일단 구체적인 희망퇴직을 검토하거나 계획한 바 없다고 밝혔다.
한 손보사의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등 다양한 사업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 손보사와는 달리 생보사는 저금리가 지속될 경우 그대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구조라 대규모 구조조정이 필요했던 것 같다"며 "하지만 삼성생명 측에서 전직이나 창업지원으로 1000여명을 구조조정한다는 것은 다소 과다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보험 관계자는 "삼성발 구조조정의 바람이 보험업계에도 불어 온 것 같다"며 "삼성생명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게 되면 보험업계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앞서 삼성그룹의 금융사인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 11일 임원 6명을 축소하고 근속 3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키로 하며 가뜩이나 위축된 증권업계에 구조조정 태풍을 불러 온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희망퇴직 인원은 300~5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삼성증권을 시발로 하나대투증권이 17일부터 24일까지 부부장 이상급 3년차 이상, 차장 이하급 7년차 이상 근속한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으며, 대신증권도 77개 영업점과 본사에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관련 설명회를 여는 등 업계 전반으로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