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세관 청사에서 열린 '2014년 제1차 민·관합동 규제개혁추진단 회의.
관세청이 본격적인 규제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획기적 수준의 규제개혁을 추진하고 나섰다. 관세청이 엄선과정을 거쳐 뽑아낸 추진과제들이 지향하고 있는 한 가지 목표점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개혁'이다.
관세청은 17일 급증하는 해외직접구매(이하 해외직구)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해외직구 목록통관 대상 품목을 전면 확대하고 수입물가 안정을 위해 수입가격 공개품목을 확대하는 등 10대 분야 142개 규제개혁 추진과제를 선정하고 이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
10대 분야는 ▲독점수입 보호 규제 제거 ▲수출입물류 규제 철폐 ▲FTA 활용 규제 제거 ▲해외여행자 규제 제거 ▲수출입통관 규제 혁신 ▲성실 중소기업 맞춤형 지원 ▲관세납부 서비스 혁신 ▲관세조사 축소 ▲위반행위 처벌 강화 ▲좋은규제 보완·발전 등이다.
관세청은 추진과제를 선정하기 위해 4600명의 세관 직원들이 수출입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해 422건의 규제개혁 과제를 발굴하고 국민 공모와 규제개혁 과제 접수, 1박2일 끝장토론을 통해 142개의 과제를 최종적으로 채택했다.
□ "규제개혁, 단발성·전시행정 NO!" = 관세청은 일각에서 제기될 수 있는 단발성·전시행정이란 지적을 피하기 위해 국민들이 정말 필요로 하고 체감할 수 있는 규제개혁 과제를 선정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제반 작업을 진행해 왔다.
실제로 관세청이 선별한 규제개혁 과제의 내용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국민이나 수출입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내용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특히 해외직구로 구입한 물품을 반품할 경우 복잡했던 관세환급 절차를 간소화, 관세사를 통하지 않고도 직접 관세 환급을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이사물품 반입 시 출입국사실증명서를 제출해야 했던 부분을 도려내기로 하는 등 시대흐름과 필요성에 맞는 과제들을 뽑아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세관에서 통관을 가로막아 재판까지 이어지는 등 논란이 되고 있는 성인용품 반입과 관련해 세관의 통관심사위원회에서 통관허용 여부를 심사해 풀어줄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신속히 풀어주겠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아울러 무조건적인 규제개혁은 부작용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도난차량 조회 애플리케이션 개발, 중고 스마트폰 도난분실 조회 사이트와 전자통관시스템(UNI-PASS) 연계 등 '좋은 규제'는 보완·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관세청은 이번에 선정한 규제개혁 과제들이 제대로 추진된다면 연간 1조4000억원의 경제효과와 4300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규제이력 관리 "규제개혁, 끝까지 한다" = 반짝 했다가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관행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내부 단속도 강화한다. 특히 꾸준한 규제이력 관리를 통해 규제개혁 과제를 끝까지 추진해 과제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 관세청의 방침이다.
규제이력 관리제도란 규제개혁에 관여했던 담당자와 과장, 국장, 청장까지 모든 책임자를 기재하고 규제의 신설과 변화과정, 책임자 등 개별규제의 상세이력을 카드로 관리하는 제도다.
관세청은 규제개혁 성과를 낸 직원들은 특진 등 인사상 우대를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규제개혁에 소극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직원들이 목표의식을 갖고 규제개선 노력을 투입할 수 있는 조직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관세청의 행보에 우려의 시선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추진과제 갯수가 많아 지속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백운찬 관세청장은 "관세청의 규제개혁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지속되도록 하기 위해 규제이력 관리 카드를 바탕으로 규제개혁 이행상황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 청장은 "142개 과제는 속도감 있게 추진해 지정된 추진기한 내에 100% 이행하도록 하겠다"며 "규제개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발표만 있고 시행은 없다거나 제도는 바뀌었는데 현장은 바뀌지 않는다는 국민의 불만은 더 이상 들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청의 규제개혁 추진이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도록 전 직원이 최선의 노력을 다해 규제개혁의 모범답안을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