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한화에 의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사로 신고된 태경화성에 대한 주식 양도에 중소기업 주식에 적용되는 양도소득세율 100분의 10이 적용돼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김병수 부장판사)는 최근 한화 김승연 회장이 종로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양도소득세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태경화성이 중소기업법에 따른 중소기업에 해당한다"며 한화 계열사로 취급해 과세한 세무당국에게 패소 판결을 내린 것으로 16일 밝혀졌다.
김 회장은 태경화성이 발행한 주식 전부를 K씨 등 3명의 명의로 소유하고 있다가 지난 2009년 K씨 명의로 보유하고 있던 태경화성의 주식을 누나에게 양도했다.
김 회장은 주식을 양도하면서 중소기업 주식에 대한 양도소득세율 100분의 10을 적용해 양도소득세를 신고·납부했다.
한편, 김 회장은 지난 2008년 2월과 2009년 2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지정을 위한 자료의 제출을 요구받았으나 정당한 이유 없이 태경화성 등에 관한 내용이 누락된 자료를 제출했다.
한화는 지난 2011년 3월에 공정거래위원회에 태경화성이 한화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됐음을 신고했고, 공정위는 그해 4월 태경화성에 대해 독점규제법에 따라 설립일인 1983년 10월에 소급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인 한화그룹에 편입됐음을 통보했다.
세무당국은 이후 태경화성에 대한 주식변동조사를 실시한 결과 김 회장이 태경화성의 주식을 특수관계자인 누나에게 저가로 양도했다고 보고 주식 양도가액을 다시 산정하면서 태경화성이 한화그룹 계열사로 중소기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양도소득세율 100분의 20을 적용하고, 최대주주의 보유주식으로서 100분의 30를 할증 평가해 2009년 양도소득세 6억8000여 만원을 다시 부과했다.
그러나 김 회장측은 "태경화성이 주식 양도일 무렵인 2008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독점규제법 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한다는 통지를 받은 사실이 없으므로 세법상 중소기업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과세당국이 독점규제법 상 '기업집단의 지정을 위해 필요한 자료의 제출을 정당한 이유없이 거부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소속회사로 편입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편입되지 않은 경우 대통령령이 정하는 날에 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소속회사로 편입 통지된 것으로 본다'는 규정(계열회사의 편입·통지일의 의제 조항)을 적용한 것은 유추해석이라며 반발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김 회장의 주식 양도에 최대주주 할증 평가를 적용할 것인지 여부와 과세표준에 어떤 양도소득세율을 적용할 것인지는 모두 태경화성이 중소기업법에 따른 중소기업에 해당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중소기업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요건 중 하나로 "독점규제법에 따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지 아니하는 회사일 것'을 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독점규제법의 다른 규정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로 하여금 일정한 기준에 따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지정해 통지하도록 하고,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상호출자 금지, 계열회사에 대한 채무보증의 금지 등의 규제를 받도록 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독점규제법의 규정 중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지정을 위한 자료의 제출을 요구받은 자가 정당한 이유없이 이를 거부하거나 허위의 자료를 제출한 경우에는 일정한 시기로 소급해 해당 기업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소속회사로 편입된 것으로 간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행정법원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2005두13537)를 인용해 "과세요건이나 비과세요건 등을 막론하고 조세법규의 해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문대로 해석할 것이고, 합리적 이유 없이 확장해석이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판결문(2013구합61470)을 통해 "중소기업의 요건 중 하나로 '독점규제법 제14조 1항에 따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지 아니하는 회사일 것'을 규정하고 있을 뿐, 독점규제법 상 '계열회사로 편입 통지일의 의제 조항'을 원용하고 있지는 아니하므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편입이 간주된 경우까지 중소기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것은 유추해석으로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특히 소득세법에 따르면 "주식양도 후 사정변경에 의해 적용세율이 달라지는 문제를 방지하고, 납세의무자의 예측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주식양도시 주식발행기업의 중소기업 해당 여부의 판단 기준시를 양도일이 속하는 사업연도의 직전사업연도 종료일로 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만일 독점규제법의 '계열회사의 편입·통지일의 의제 조항' 등에 의해 일정한 시기로 소급해 상호출자기업집단으로의 편입이 간주된 기업의 주주에 대해서까지 양도소득세의 과세표준과 세율을 사후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소득세법 시행령의 취지에 반하여 조세법률 관계의 법적안정성을 해하고 납세의무자의 예측가능성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태경화성의 경우 김 회장이 자신의 누나에게 주식을 양도한 날이 속하는 사업연도의 직전사업연도 종료일인 2008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독점규제법 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등의 지정 조항'에 의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한다는 통지를 받은 사실이 없고, 법에 따라 중소기업의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 회장이 양도한 주식은 중소기업이 발행한 주식으로 봄이 옳다"고 판시했다.
따라서 "김 회자의 주식 양도와 관련해 2009년 귀속 양도소득세는 최대주주 할증평가는 적용하지 않고, 양도소득세율은 100분의 10으로 해 계산한 범위내인 1억 4500여 만원의 범위에서만 과세가 가능하다며 이를 초과하는 부분은 위법하다"고 판결해 김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