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도 예산안 편성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핵심은 '재원대책 없는 세출확대는 없다'로 요약된다. 세출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절감하고, 비과세·감면 축소 등 세입기반을 늘리기로 했다. 쉽게 말해 재원을 연계한 지출원칙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재정지출 구조도 정상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존 중복사업 통폐합 등을 통해 향후 3년간 600개 사업을 감축할 계획이다. 또한 우리경제 혁신과 재도약을 위한 사업에 예산을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미래대비 투자, 내수기반 확충, 일자리 창출 사업 등이다.
이 밖에도 국민들이 손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예산사업 구조와 명칭도 수요자 중심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정부는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5년도 예산안 편성 지침'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확정했다.
□ 절감계획 없이 예산 확대 '불가'…중복사업도 '통폐합' = 정부는 먼저 세출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절감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예산안 편성 지침을 살펴보면 신규 사업 추진 또는 기존사업 예산 확대가 필요한 경우에는 우선적으로 해당부처가 지출 절감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이때 지출절감 계획이 마련되지 않은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신규 사업 및 기존사업의 예산확대를 '불허'한다.
재정수입을 늘리겠다는 의지도 예산안 편성 지침에 담았다.
역내·외 탈세방지 등을 통해 과세형평성을 강화하고, 일몰제 등을 통한 비과세·감면 축소 등 세입기반을 확충하기로 했다. 여기에 조세지출-세출예산 간 연계성을 분석해 중복지원을 방지하고, 조세지출에 대한 성과가 증명되지 못하면 원칙적으로 축소·폐지한다는 계획이다.
유사·중복사업도 통폐합 등 향후 3년간 600개 사업을 감축한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이를 위해 복지 등 서민생활 밀접 분야는 국민들의 인지도가 높은 핵심사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단순화하기로 했으며, 부처 간 유사·중복사업은 주된 사업 수행부처로 일원화시키기로 했다.
또한 페이고(pay-go)제도가 도입·정착될 수 있도록 부처 지출한도를 초과하는 예산요구에 대해서는 패널티를 부여할 방침이다.
□ "경제 살리기에 예산 초점 맞춘다" = 특히 정부는 내년 예산 편성시 투자에 중점을 두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우리경제의 혁신과 재도약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중소기업 성장 희망 사다리 구축, 과학기술 혁신역량 강화 등 국정과제 성과가 가시화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혁신경제로의 전환하기 위해 미래대비 투자, 우리기업의 해외진출 촉진 등을 위한 지원도 나선다.
또한 세대별 5대 불안(입시, 취업, 주거, 보육, 노후)해소 등 생애주기·수혜대상별 맞춤형 고용·복지 강화에 예산을 투입한다. 여기에 사회보험 사각지대 줄이기 위해 사회안전망을 단계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국민들의 체감경기와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도록 관련 분야 투자도 지속된다. 이는 지표경기와 체감경기간의 괴리를 감안한 조치다. 한반도 통일시대 기반 구축을 위해 재정적인 측면에서 중장기 통일 준비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국정과제, 지역공약,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과 관련된 예산을 우선 반영하고, 기타 투자 우선순위가 낮거나 사업성과가 미흡한 사업은 폐지 또는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보조금 누수 줄인다"…재정집행 효율화 '강조' = 한편 보조금 누수 방지를 위해 부정수급 사례 적발에도 불구하고 대책마련이 미흡한 보조금 사업은 원칙적으로 관련 예산을 삭감한다.
이때 비리관련 보조사업은 의무적으로 보조사업 운용평가 대상에 포함시켜 사업방식 변경, 존치여부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잠재적 재정위험 요인도 분석해 관리를 강화한다.
공공기관의 자산매각·사업구조조정 등 부채감축 노력을 강화하고, 부채·방만경영 등 관련 경영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다. 또한 연금·의료 등 주요 분야를 대상으로 장기재정전망을 실시하고, 잠재적인 재정 위험요인에 대한 모니터링 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각 부처의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해 지역주민, 전문가 등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기로 했다. 또 국민들이 손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예산사업 구조와 명칭도 수요자 중심으로 변경하고, 예산사업의 주요내용 등에 대한 정보도 국민들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지침 특징에 대해 "재원대책 없는 세출확대 없다는 재원연계 지출원칙을 강화해 각 부처의 세출구조정을 유도한다는 것"이라며 "이와 함께 유사·중복사업 통폐합을 위한 원칙을 제시하고, 각 부처에 보조금 누수 방지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등 재정집행 효율화를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 부처의 지출혁신 노력이 촉진 될 수 있도록 재정개혁, 규제완화 실적 등이 우수한 부처에 대해서는 예산편성시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예산안 지침이 각 부처별로 통보됨에 따라 각 부처는 6월13일까지 예산요구서를 작성해 기재부에 제출해야 한다. 기재부는 부처 협의와 국민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편성해 오는 9월23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