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세무사회(이하 서울회) 김상철 회장(사진)이 회장직을 역임한지도 1년10개월이 지났다. 평소 '소통의 리더쉽'을 통해 회원사무소 인력난 해소, 지역세무사회 활성화 등에 온 힘을 쏟은 것으로 잘 알려진 김 회장.
임기(2년)를 마무리하는 시점이지만 그의 열정과 추진력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세무사 업계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직원인력난 해소를 위해 특성화고, 서초구, 서울시 등과 활발히 업무협력을 체결하는 한편, 지역세무사회와의 소통으로 회원의 화합을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회직자들과 사비를 들여가면서까지 서초구·서울시 등 지자체와 공동으로 세무회계 실무인력을 양성, 고질적인 사회 문제인 실업난과 세무업계의 인력난을 동시에 해소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은 김 회장의 업적 가운데 '백미'로 꼽힌다.
조세일보(www.joseilbo.com)는 김 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나눈 5000여 서울회원을 이끌며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사업의 진행과정과, 앞으로 세무업계가 나아갈 방향 등을 2회에 걸쳐 보도한다.
Q. 회장직을 맡은 지 1년10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간단히 소회를 말해 달라.
☞ 회장은 조직을 이끌어가는 사람이고 조직은 회원과의 단합, 소통을 통해 이루어진다. 소통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를 해보려 했고 나름대로 얻은 게 있다. 하지만 우리 조직(서울회)의 환경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한계를 느꼈는가?
☞ 소통을 위해서는 본회의 세무사신문과 같은 매체가 있어야 하는데 지방세무사회에는 그런 것이 없다보니 허심탄회하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이 없다. 지역회장모임을 통해서 소통을 해왔지만 그것마저도 다른 요인들에 의해 정보를 왜곡되게 받다보니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Q. 그동안 서울회에서 추진했던 핵심사항들과 성과를 말해 달라.
☞ 대부분의 세무사 사무실은 인력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매년 개업하는 세무사들도 많아 경쟁이 치열, 경력직 직원은 구하기 힘들고 인건비도 높다. 그런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준 경력직 공급 방안을 추진해왔다.
서초구청과 공동으로 2012년 초부터 7회에 걸쳐 실시한 '세무회계인력 신규양성교육'은 세무업무 실무에 즉각 투입될 수 있는 350명의 인재를 배출하며 업계 인력난 해소에 상당한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
사실 서초구청과의 교육은 예산지원이 없어서 최근 2회의 교육은 서울회 임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자금으로 진행했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곧 교육의 성과가 알려졌고 서울시의 실업난 해소와 우리의 인력난 해소가 맞아 떨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지금은 서울시와 추진 중인 교육은 2회 차가 진행 중이고 현재 40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이번 교육이 서초구청 때와 다른 점은 서울시에서 예산을 지원받는다는 것이다. 교육시간도 서초구청 때에는 80시간인데 비해 시울시와 교육은 250시간의 교육을 실시한다. 교육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하면 2년 경력에 가까운 직원을 양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Q. 인력난 해소의 일환으로 최근 산업기능요원에 세무·회계 전문인력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맞다. 특성화 고등학교의 실업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세무사 사무실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 중이며, 이미 서울시내 특성화고 교장들과 미팅을 가졌다.
학교 측은 남고 졸업생들의 취업률이 여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데 그것이 정부 정책과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고졸취업을 장려하지만 남고 졸업생 취업률이 낮아지는 현상은 병역문제의 영향이 크다는 것. 이 때문에 특성화교 교장들에게 세무·회계 인력에 산업기능요원 도입을 건의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했는데 정부에서 받아들일지 아닐지는 진행해봐야 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선취업 후교육' 즉, 취업과 교육을 병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고3 학생들 중 취업을 원하는 이는 세무사사무실에 먼저 취업 겸 실습을 하도록 하고 학교에서는 이론교육을 배우도록 하는 방안이다. 정부 지원도 받을 수 있고,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문을 넓혀주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 고졸 취업을 장려하는 정부 정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Q. 세무사 업계에 그 정도로 직원 인력난이 심각한가?
☞ 기본적으로 수요, 공급의 불균형에서 오는 문제가 있다. 매년 무수한 국세경력 세무사들이 개업을 하고, 이들은 경력직 직원을 필요로 하는데, 예를 들어 연 2500만원 받던 경력직원을 2~300만원 더 주고 데려가 버리면 원래 있던 사무실에서는 당연히 업무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아울러 직원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해 바쁜 시기에 집단적으로 퇴사를 하기도 한다. 갑과 을의 입장이 서로 바뀐 부분이 있다.
Q. 인력난에는 세무사들의 책임도 있다는 의견이 있다.
☞ 업무를 잘 아는 세무사는 직원들을 컨트롤 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직원들에게 매번 의존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의 잘못된 인식자체도 문제다. 업무가 바쁠 때 단체로 옮겨 다니면서 급여를 올려받는 직원들도 있다.
이 때문에 세무사회 회원들끼리 직원들 경력을 크로스체크하자는 법령을 건의하고자 했지만 인권 문제로 가로막혔다. 특성화고 교장들과도 먼저 직원들 인성교육이 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Q. 세무사 사무실에 취업하는 이들의 급여가 낮은 수준인 것은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타 직업군에 비해 비전이 없다는 소리도 나온다. 직원에 대한 처우 개선이 필요하진 않은가.
☞ 그런 면도 물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해 신입으로 입사하면 연 1500만원에서 1800만원을 받는다. 하지만 문제는 세무사 사무실 업무의 전문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무 경험이 없으면 사무실 업무와 연결이 안 된다. 신입이 들어와도 업무와 직접 연결이 안 되니 초봉이 낮을 수밖에 없다.
Q. 일을 배우는 입장이니까 적게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인가?
☞ 그렇다. 우리 사무실 같은 경우도 경력 3~4년만 되면 출퇴근도 자유로운데 거기까지 가기가 힘들다. 대우가 약하니까 직장에 대한 애정도 약하다. 그래서 특성화고에 찾아가 그런 것들에 관한 교육을 시켰다.
전문성을 갖추기 전에는 힘들어도 감내해야 되고 그걸 극복하면 다른 직장보다도 퇴직에 대한 강박 없이 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Q. 특성화고 학생들의 반응은 어떤가.
☞ 대동세무고등학교 같은 경우 장기적인 관점을 설명하자, 관심을 갖고 있는 학생들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업무 자체가 처음에는 배우기 힘들지만 배워놓고 나면 본인의 재산형성에도 도움이 된다.
Q. 예산지원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아는데, 본회와의 관계에서 애로사항은 없는지.
☞ 조직이라는 것은 서로의 역할분담을 통해서 시너지를 가져오는 것이고 그래서 지방회 조직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기 위해선 지방회 조직에 예산이 따라줘야 하는데 현재 세무사회 시스템은 그렇지 못하다. 예산결정권과 인사권이 본회에 집중되다 보니 회원의 의결을 거쳐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부분에 제약이 있다.
직원들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전산학원과 연계해 진행하려 했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불가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예산 지원 없이 자체 예산을 가지고 회원들의 강사료를 지급하겠다는 것인데도 불가판정을 받았다.
Q. 본회에서 승인을 안 해주나?
☞ 그렇다. 본회에 예산배정을 몇 번 요구했고, 예산위원회에도 수차례 이야기했는데 잘 안됐다.
Q. 승인 불가의 표면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 학원은 영리업체다. 본회는 세무사회를 빌미로 장사하려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들이 우리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다. 세무사회 이름을 걸고 함으로써 세무사들의 사회적 인식도 높이고, 교육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여러 가지 관점이 있을 수 있는데 부정적인 측면이 강조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 문제를 자유롭게 토론하면 좋은데 그렇지 못하니 갈등으로 비춰지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