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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in 'Tax']

②비과세·감면 정비 '타깃'…신용카드 공제 사라지나

  • 보도 : 2013.07.12 08:34
  • 수정 : 2013.07.12 08:34

조각난 신용카드와 가위 사진

임기 5년 동안 경제활성화 및 복지 확대에 필요한 총 134조8000억원의 막대한 '실탄' 마련 작업에 착수한 박근혜 정부가, 연간 30조원 규모에 달하는 비과세·감면 정비에 '피치'를 올리고 있다.

방향성은 이미 정해졌고, 최대 관심사는 정부가 어떤 비과세·감면 항목을 축소할지 여부다. 

모든 비과세·감면 제도는 도입된 취지가 뚜렷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손익이 달려 있어 축소·정비할 항목을 결정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정부는 원칙적으로 일몰이 도래한 비과세·감면 제도를 폐지하고, 꼭 필요한 세제혜택만 연장·재설계 또는 신설한다는 계획.

특히 이미 정책목표를 상당 수준 달성한 제도는 축소·폐지한다는 방침. 당장 일몰이 도래한 상황은 아니지만(2014년 말 일몰),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가 도마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는 국민들의 카드사용을 활성화해 현금거래가 많은 자영업자 등의 세원을 양성화해 세수확충을 도모하겠다는 취지에서 지난 1999년 전격 도입됐다. 

제도 도입 이후 10여년이 흐른 지금, 신용카드는 우리 국민들의 생활 필수품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편의점에서 커피 한잔, 담배 한 갑을 사더라도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세상이다. 더 이상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국민들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정부와 전문가들은 카드사용 활성화라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도입 목적이 달성된 만큼, 제도를 폐지하거나 소득공제 혜택 축소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 영원한(?) 신용카드 소득공제, "연장 또 연장" = 정부의 비과세·감면 정비 방침에 따라 최근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의 존폐 논란이 일고 있지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999년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는 자영업자 과세표준 양성화를 위해 3년간 한시적으로 도입됐다. 태생부터가 시한부 제도였던 셈이다.

하지만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는 도입 이후 14년이 지난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02년, 2005년, 2007년, 2009년 등에 2∼3년씩 일몰이 연장됐고, 2011년 연말에는 오는 2014년까지 3년간 추가로 연장됐다.

정부 차원에서 신용카드 소득공제 혜택을 축소·폐지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지만, 국민들의 조세저항이 상당했다. 현재도 다시금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를 폐지·축소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이 보이자 벌써부터 일반 국민들의 반발이 만만찮다.

당장 연말정산 소득공제 혜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유리지갑 근로자들의 경우 '13월의 보너스'가 쪼그라들 수밖에 없기 때문.

실제로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3년 조세지출예산서에 따르면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통해 우리 국민들이 감면 받은 세금은 지난 2011년 1조1729억원, 2012년 1조3090억원, 2013년 1조4994억원(잠정) 등으로 개인 납세자가 받는 세금감면 혜택 중에서 가장 크다.

지난 2012년 기준 우리 국민들이 소득공제를 통해 돌려 받은 세금이 1조5072억원 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신용카드 소득공제로 감면 받은 세금은 소득공제 혜택 전체의 87%에 달한다.

당장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가 폐지될 경우 근로자들이 받을 수 있는 연간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세금감면 혜택이 사라져, 연말정산을 통해 돌려 받을 수 있는 환급액이 급감할 수밖에 없다.

□ 폐지의 또 다른 이유…"부자감세 중단" = 정부가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를 축소 또는 폐지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세원양성화'라는 도입 취지를 상당부분 달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폐지 방안의 이면에는 '부자감세'라는 정치적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의 경우 다른 소득공제 항목들과 마찬가지로 고소득자들에게 더 많은 공제혜택이 돌아가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고소득층일수록 소비지출이 많을 수밖에 없어, 카드를 많이 긁는 부자들은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근 김재진 한국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한 '신용카드 활성화 정책의 효과와 사회적 비용'이라는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신용카드 공제혜택의 고소득층 쏠림 현상이 여실히 드러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기준 소득세 과세표준 1200만원 이하의 납세자가 받은 신용카드 공제액은 1인당 181만원인 반면, 과세표준 3억원 초과 납세자가 받은 공제혜택은 1인당 253만원에 달한다. 고소득근로자들이 1.4배 이상 신용카드 공제혜택을 더 받은 셈이다.

소득에 따라 6∼38%의 누진세율을 적용하면 서민들과 고소득자들이 실제로 신용카드 공제를 통해 받는 세금감면 혜택의 차이는 더 커진다. 신용카드 공제액에 세율을 곱한 금액만큼 세금을 감면 받을 수 있는 구조상,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고소득층이 더 많은 세금을 감면 받게 된다.

2011년을 기준으로 6%의 세율을 적용 받는 과표 1200만원 이하 저소득 근로자들이 신용카드 공제를 통해 받은 세금감면액은 1인당 10만원에 불과하지만, 과표 3억원 초과 고소득 근로자들은 1인당 77만원의 세금감면 혜택을 받았다.

□ 신용카드 공제혜택…소득공제→세액공제 전환? = 정부도 신용카드 공제를 비롯한 소득공제 제도가 고소득층에게 더 유리하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박근혜 대통령도 고소득자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소득공제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을 국정과제에 포함시켰다.

정부는 기획재정부 세제실을 중심으로 오는 8월초 발표할 2013년 세법개정안에 고소득층에게 유리한 소득공제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을 담기로 했다.

특히 소득공제 제도를 세액공제로 대폭 전환할 방침이다.

일반적으로 소득공제는 세율을 곱하기 전에 근로자가 벌어들인 소득에서 공제액을 차감해주는 방식이다. 즉 소득에서 공제액을 빼고 남은 과세표준에 세율을 곱해 세금을 계산하므로,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고소득자에게 더 많은 공제혜택이 돌아가는 구조다.

예를 들어 100만원의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받는 경우 과세표준이 1200만원 이하 저소득 근로자는 6%의 세율이 적용돼 6만원(100만원×6%)을 소득세에서 공제 받지만, 과세표준이 3억원을 초과하는 고소득 근로자는 38%의 세율이 적용돼 38만원(100만원×38%)을 공제 받을 수 있다.

반면 세액공제는 이미 소득에 세율을 곱해 계산을 마친 소득세액에서 일정한 금액을 공제해주는 방식으로 고소득자와 저소득자가 적용되는 세율이 달라 공제혜택에 큰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다.

최근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소득세 부담 형평성 개선을 위해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교육비, 의료비 등 세액공제로 전환할 대상에 대해 현재 검토 중이고, 조세지원의 형평성과 세부담에 미치는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정부가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 개편 등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당장 오는 8월초 발표될 2013년 세법개정안에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의 축소·폐지 또는 세액공제 전환 방안이 포함될 지는 미지수다.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고소득자로 갈수록 공제혜택이 많은 점은 분명하지만, 아직 일몰이 도래하지 않은데다 신용카드 공제가 근로자 연말정산 혜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정치적 고려를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특별공제 항목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이미 교육비·의료비는 세액공제 전환을 검토 중"이라며 "하지만 아직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거나, 축소·폐지하는 방안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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