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인접 대역인 D블록(하늘색)이 논란의 중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미래창조과학부의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 방안에 대해 'KT몰아주기'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 회사가 반발하는 것은 주파수 할당 결과에 따라 통신사의 서비스 경쟁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래부는 지난 20일 1.8GHz(기가헤르츠)와 2.6GHz 대역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방안을 내놓고 21일 토론회를 거쳤지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이 안이 KT에 특혜를 주기위한 것이라며 반발하고있다.
SKT와 LG유플러스는 미래부의 안을 실행에 옮길 경우 이동통신 생태계의 근본을 흔드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 크다는 인식이다.
이동통신시장은 LTE 서비스에서 데이터 전송속도가 현저하게 빠른 LTE-A서비스로 넘어가는 시기를 맞고 있다. 따라서 LTE-A 시장을 놓고 새로운 경쟁을 벌여야 할 상황인데 이 경쟁에서 주파수 할당을 통해 KT에 결정적으로 유리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특정사에 '몰아주기'라는 표현을 서슴치않고 있다.
현재 이동통신용 주파수 사용현황을 보면 SK텔레콤은 850MHz(메가헤르츠)를 LTE용 전국망으로, 1.8GHz는 멀티케리어용 보조망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LG유플러스는 840MHz을 LTE전국망으로 2.1GHz를 보조망으로 사용 중이다.
따라서 두 회사는 광대역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서로 상이한 대역에 속해있는 2개 주파수 대역을 묶는 캐리어어그리게이션(Carrier Aggregation, 2개 이상의 주파수 대역을 동시에 수신할 수 있도록 주파수를 결합)기술을 적용해야만 서비스가 가능하다.
반면 KT는 1.8GHz만을 LTE전국망으로 사용하고 있어 인접대역을 할당받을 경우 별도의 투자나 기술적용 없이 전국적인 광대역 서비스를 즉시 시작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SKT와 LG유플러스가 KT와 동일한 서비스망을 갖추기 위해서는 관련 장비를 생산 설치하는데 최소한 3년의 시간이 걸려 그 기간 동안 신규가입자 모집에 타격을 입게 된다는 점이다. SKT와 LG유플러스측은 이동통신 가입자들은 유행에 민감해 동일한 서비스요금이라면 품질이 좋은 서비스로 몰릴 수 밖에 없어 새롭게 망을 구축하는 기간 동안 신규가입자가 KT로 몰려 가입자 유치경쟁 자체가 불가능한 처지에 놓이게 될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KT측은 두 회사가 이미 광대역 서비스 제공을 장담해왔으면서 발목잡기용 딴지를 걸고 있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게다가 광대역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소요되는 비용도 SKT와 LG유플러스는 2조~3조원을 부담해야 될 것으로 예상되어 별도의 추가비용이 들지않는 KT에 비해 현저하게 불리한 여건에 놓이게 될 것이라며 걱정하고 있다.
자칫하다간 가입자를 잃는 것은 물론 천문학적인 비용도 물어야 하는 불리한 경쟁을 해야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광대역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 소비자들은 별도의 전용단말기를 구입해야 한다. 하지만 KT의 경우 광대역(LTE-A)서비스가 지원되지 않는 사용 중인 LTE용 단말기로도 광대역에 가까운 100Mbps 속도를 낼 수 있다. 이는 특정 통신사의 가입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러한 점을 감안한다면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없다며 절박감을 드러내고 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위기의식이 더욱 크게 느끼고 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주파수 할당이 특정 통신사에 '고객몰아주기'의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미래부는 전파할당 시비와 관련 국민편익과 산업발전 두가지 요소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과점체제에 놓인 통신시장에서 특정회사로 소비자의 쏠림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나 자유경쟁을 저해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검토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