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선 진출 요청 쇄도하는데…우리 중소기업 중 수출기업은 2.8% 불과"
"창조경제 살아나도록…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 시스템 개혁"
박근혜 대통령은 1일 "규제비용이 국민경제의 10% 가까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 "네거티브 규제를 도입한 자본시장통합법을 참고해 규제시스템 개혁을 준비해 달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34년만에 부활한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주재하며 "경제살리기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 창출이고, 무역과 투자 진흥은 특정 부처나 정파를 넘어 우리 국민 모두가 노력해야할 국가적 과제"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수출 중소ㆍ중견기업에 대한 지원 확대와 기업 전반의 규제완화를 통해 더 많은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경기 둔화와 엔저 추세의 지속 등으로 무역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우리 수출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면서 "특히 수출네트워크가 부족하고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ㆍ중견기업을 위한 적극적인 금융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의 엔저 정책에 대항하기 위해 "우리가 일본에 앞서 미국, 남미 등과 체결한 FTA를 활용해야 한다"면서 "이런 부분의 지원을 제대로 하기 위해 산업과 통상을 한 부처로 묶었으니 현장에 맞는 최적의 지원 방안을 찾아달라"고 강조했다.
수출 기업 저변 확대를 위해 수출 초보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멘토링, 기업 자체적인 마인드 변화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요즘 각국의 대사들을 만나고 있는데 한국의 중소기업이 많이 진출해 줬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빠짐없이 나오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 중소기업 가운데 수출기업은 2.8%에 불과하다. 이제 세계시장을 겨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는 기업들이 미래성장동력에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완화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창조경제가 살아날 수 있도록 융복합을 막는 규제를 걷어내고, 손톱 밑 가시가 되는 애로사항을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규제가 없어야 하는 이유를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왜 규제를 유지해야 하는지 책임을 지는 체제로 바꿔야 한다"면서 "규제시스템 개혁에 따른 기대효과, 예상되는 부작용과 보완방안, 법령개정 등을 철저히 준비해 달라"고 주문했다.
"중소기업 보증수수료 과다" 지적에…금융위원장이 "전수조사 해서 철폐하겠다"
이날 회의에서는 현장 기업들의 금융 분야, 엔저로 인한 수출 부진, FTA 원산지 관리, 저작권 등 법률 문제, 해외 수출 전시 비용, 외국기업과의 합작시 지분 규제, 법률과 입지 규제 등에 관한 다양한 의견과 제언이 쏟아졌다.
이에 각 부처와 관련 기관 담당자들이 즉각적으로 답변하면서 애로사항의 해결을 약속하기도 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중소기업에 대한 과다한 보증수수료 문제에 대해 "정책금융기관들이 리스크를 흡수해 시중은행과 중소기업간의 시장안전판 역할을 강화하겠다"면서 "보증수수료 문제는 전수 조사 후 부당한 사례가 발견되면 임기 내에 과감히 철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엔저로 농식품의 일본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토로에 "신규 환변동보험을 신설하고 피해상황을 면밀히 조사해 추가 조치를 검토하겠다"며 "물류비 완화, 홍보와 마케팅 지원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FTA 원산지 관리와 관련한 애로사항에 대해서는 백운찬 관세청장이 "원산지 관리사 시험을 확충해서 중소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원산지관리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토론 과정에서 "기업마다 단계별 애로사항을 상세히 알려줄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고 묻고, "아무리 좋은 정책과 제도가 있어도 국민이 모르면 없는 것과 같다. 119에 전화 걸듯 알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미국에 애니매이션을 수출한 기업의 법률 지원 요청에 대해 "금융지원과 현지시장에 대한 정보 등 중견·중소기업은 혼자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일들이 많다"면서 "어려움이 있으면 언제든지 와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이번 정부에서 갖췄으면 좋겠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또 해외 전시 비용의 지원을 요청하는 기업과 산업통상자원부에는 "비용이 많이 든다면 3차원으로 볼 수 있도록 IT기술을 통한 지원을 생각해 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무역투자진흥회의는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5년부터 매달 정례적으로 주재하던 수출진흥위원회를 이어받은 것으로, 지난 2009년 이후 4년 만에 부활한 것이다.
박근혜정부는 무역투자진흥회의를 분기별로 정례화해 중소기업 육성과 투자활성화·수출 확대 및 규제완화를 위한 기업과의 소통 통로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