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산규모 삼성전자와 1, 2위 다툼... 매출규모는 40위권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자산은 163조원으로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전자의 166조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1, 2위를 다투고 있다.
국내 5대 기업 자산규모 비교 (단위 : 조원)
자료 : 각사 각년도 연결재무제표 (IFRS 기준)
그러나 매출은 15조원에 불과해 국내 기업 가운데 30위안에도 들지 못한다.
2011년의 경우 자산이 156조원인 삼성전자가 연간 165조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반면 자산이 158조원인 LH는 15조원의 매출을 기록해 삼성전자의 10분의 1에도 못미치는 매출 실적을 보였다.
이런 매출실적으로 인해 LH의 자산대비 매출비중은 9.5%로 자산 상위 5대기업 평균 67.8%의 7분의 1에 그친다. 상장사 전체 평균 48.1%와 비교해도 5분의 1도 되지 않는다.
국내 5대 기업 자산대비 매출 비중 (단위 : 조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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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명 |
자산(A) |
매출(B) |
비중 (B/A) |
|
LH |
158 |
15 |
9.5 |
|
삼성전자 |
156 |
165 |
106.2 |
|
한국전력 |
136 |
44 |
31.9 |
|
현대자동차 |
109 |
78 |
71.1 |
|
에스케이 |
92 |
111 |
120.4 |
자료 : 각사 2011년 연결재무제표 (IFRS 기준)
LH와 같은 공기업들과 비교해 봐도 한국전력이 자산대비 32%의 매출을 실현하고 있고 수자원공사도 자산의 28% 매출을 실현해 LH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과거 공기업이었던 포스코는 74%, KT도 자산의 69%를 매출로 실현하고 있다.
토지개발사업처럼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많아 자산의 회전율이 떨어지는 기업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기업의 경우 든든한 자본력과 재무구조가 필수다.
■ 부채 130조원... 자산의 82%가 빛으로 조달해 취득한 자산
LH의 경우 자산의 대부분이 빚으로 조달해 취득한 재산이어서 문제다. 자산의 회전율이 10년으로 떨어지는데 그 대부분을 빚을 내서 사들이다 보니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이다.
2011년 LH의 부채는 131조원으로 자산의 82.4%에 해당되는 규모이며 부채비율은 466.7%였다. 2012년 상반기에는 3조원이 더 늘어나 부채가 134조원이 됐고 부채비율도 454.7%로 자기자본의 4.5배 수준이다.
규모가 큰 공기업 중 수년째 적자가 나고 있는 한국전력의 경우도 부채비율은 153.6%이며 한국도로공사는 99.6%, 수자원공사가 116.0%로 LH보다 3분의1~ 4분의1 수준이다.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KT의 부채비율은 155.9%, 포스코는 40.2% 수준이다.
LH의 경우 이들 기업에 비해 자산의 회전율이 극히 낮음에도 불구하고 자기자본의 비중이 낮은 것이 문제다. 전형적인 부실 기업형 재무구조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주요 공기업 및 민영화 기업 부채 현황 (단위 : 조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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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명 |
부채비율 |
부채규모 |
자기자본 규모 |
|
LH |
466.7 |
131 |
27 |
|
KT |
155.9 |
20 |
12 |
|
한국전력 |
153.6 |
83 |
53 |
|
수자원공사 |
116.0 |
13 |
10 |
|
도로공사 |
99.6 |
25 |
24 |
|
포스코 |
40.2 |
15 |
38 |
■ 재고자산이 연매출의 5.5배... 투자부동산은 손실 7천억원
LH가 보유한 자산의 건전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재고자산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데 재고를 줄이기가 여의치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LH의 2012년 6월 현재 자산구성을 보면 재고자산이 82조원으로 전체 자산의 50.3%를 차지하고 있고 투자부동산이 63조원으로 39%를 차지하고 있다. 모두 LH의 목적사업을 위해 취득한 자산이다. 이밖에도 입주미수금, 미수토지매각대금 등 사업과정에서 발생한 매출채권도 7조원으로 사업관련 자산이 총 152조원, 자산의 93%를 차지하고 있다.
LH 2012년 6월 현재 자산 구성 (단위 : 조원)
재고자산은 보금자리주택사업과 일반분양사업 부문에서 발생한 재고가 71조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2011년 한 해 동안 이 사업부문에서 13조원의 매출이 실현돼 재고규모가 매출의 5.5배에 달한다. 즉 지금의 매출실적이 지속된다면 재고를 소진하는데 5년이 넘게 걸린다는 얘기다.
이중에는 개발사업을 위해 토지를 수용했지만 부동산 경기침체로 사업에 착수하지 못한 토지도 포함돼 있어 재고해소의 길은 더욱 멀게 느껴진다.
투자부동산은 대부분이 LH가 시행하고 있는 임대주택사업의 주택보유분이다. LH는 2011년 한 해 동안 7300억원의 임대료 매출을 올려 투자부동산의 임대수익율은 1.2%에 그쳤다. 비용을 빼면 임대주택사업에서 7050억원의 손실을 냈다.
■ 빛으로 취득한 자산.. 경기 침체로 시세마저 하락
LH가 보유한 자산의 가치가 부동산경기 침체로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도 위협이 되고 있다.
국민은행 주택가격 조사에 따르면 2011년 한 해 동안 국내 아파트 가격은 평균 3.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분양관계자들은 팔리지 않은 미분양 아파트의 경우 하락폭이 훨씬 크다는 의견이다.
작년말 건설사들은 미분양 물건을 해소하기 위해 15~25% 할인 행사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정도 할인율을 제시해야 겨우 미분양 물건들을 해소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LH가 보유하고 있는 재고자산 82조원 가운데서도 땅값 하락과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해 발생할 손실액을 감안하면 경영정상화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LH의 경우 현재의 미분양 재고도 문제지만 지금 짓고 있는 주택들이 더 걱정”이라며 “민간 건설사들과 달리 가격을 함부로 할인해 줄 수도 없어 재고규모는 갈 수록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