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국민들의 '혈세'(血稅)로 조성된 예산을 낭비하지 못하도록, 국민들이 직접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납세자소송 제도' 도입이 추진된다.
납세자 소송을 통해 예산 낭비를 막아 국가기관에 경제적으로 이익이 돌아갈 경우 소송을 제기한 국민에게 최대 10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이상민 민주통합당 의원은 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납세자소송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기준 우리나라의 국가부채가 774조원에 이르는 등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이 과도한 채무에 시달리고 있지만 예산낭비는 여전히 심각한 실정이다.
특히 현행법상 허투루 쓰인 예산을 환수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 없고, 국가기관의 내부 감사만으로는 예산 낭비를 뿌리뽑는데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재정민주주의 실현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납세자인 국민이 예산낭비를 근절하기 위해 능동적인 권리를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며 "현재 미국에서 시행되는 납세자소송이나 허위청구소송과 같은 제도를 도입해 국민에 의한 감시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제정안에 따르면 국민들은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국가기관이 예산을 낭비하는 등 불법적인 재무 행위를 저지를 경우, 국가가 입을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납세자소송으로 예산 낭비를 사전에 차단하거나, 국가기관이 잘못 집행됐던 예산을 다시 돌려 받는 등 경제적 이익을 얻을 경우에는 이익의 최대 30%(10억원 한도)를 소송을 제기한 국민에게 보상금으로 지급하도록 했다.
다만 불필요한 소송이 남발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납세자소송이 국가기관의 직무집행을 방해하려는 목적이거나, 국가기관의 행위가 위법하지 않다는 사실이 명백한 경우 등에는 소송을 계속 진행하지 않고 바로 기각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납세자소송을 제기했다는 이유만으로 납세자에게 해고, 징계, 전보 등 불이익을 주지 못하도록 명시했다.
이 의원은 "납세자인 국민이 국가 등 공공기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국민들이 적극적인 권리의식을 갖고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들의 불법 재무 행위에 대해 실질적인 시민감시를 수행할 수 있도록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