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패션·말투 2% 부족…"얼굴값이 아까워"(?)

"거칠고 투박하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유세스타일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이 말이 아닐까 싶다.

정치인이란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능숙한 달변가도 아니고 유세 현장에선 사람들의 호응을 이끌기보다는 오히려 뒤로 갈수록 약해지는 말투에, 어디서 반응해야 할지 사람들을 아리송하게 만든다.

더구나 공식선거운동 첫 주에는 매일 검은 코트에 연두색 머플러만 둘렀다. 이미 문 후보는 패션에는 관심이 없어서 입을만한 옷이 없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다.

대선후보라고 하기엔 어딘가 좀 어색한 모습인 셈이다. 문 후보 스스로도 취재진이 몰려드는 것에 대해 "아직도 편하지가 않다"고 말할 정도다.

아직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시선이 부담스러운 문 후보. 그의 유세스타일과 패션스타일을 뜯어봤다.

□ 어색한 유세 현장, "어떡하지?" = 문 후보의 연설이나 토론 등이 화제에 오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눌한' 말투를 많이 떠올린다.

민주당 관계자들 스스로도 '어눌하다'고 할 정도로 문 후보의 발성이나 말투는 정치인들의 유세와는 잘 맞는 편이 아니다. 문 후보의 발음도 문제다.

이는 참여정부 시절 과로로 이가 다 내려 앉으면서 임플란트로 새로 이를 해서 넣었고 이 때문에 발음이 새는 것으로 문 후보는 집에서 발음 연습을 많이 한다고 알려졌다.

문성근 전 대표대행이 지난 4월 "푸근한 중저음의 문 후보는 발성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참여정부 시절 치아 10개를 임플란트해서 발음이 새고 잘 안 된다. 잘 될래야 잘될 수가 없다"고 말한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에 더해 문 후보의 유세는 강약이 없고 높낮이가 없는 편이다. 연설문이 있으면 그대로 쭉 읽는 편이다. 문 후보는 유세 연설에서 '그렇지 않습니까?'라거나 '문재인에게 맡겨주시겠습니까?'라며 동의를 얻는 말을 많이 하지만 높낮이가 없어 호소력이 약한 편이다.

공식선거운동 첫날이었던 지난 26일 부산에서 첫 유세를 한 문 후보의 연설에 선거운동원들은 어느 장단에 호응해야 할지 헷갈려했다.

이에 한 운동원은 "우리가 연습한지 이틀 밖에 되지 않았다"고 진땀을 빼기도 했다.

이 때문에 문 후보 측은 후보가 직접 유세에 나서기 전, 달변가들을 배치해 분위기를 띄우게 한다. 문 전 대표대행, 명계남 정책홍보단장, 김부겸 전 공동선대위원장, 김두관 전 경남지사 등이 사전에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한다.

그런데 문 후보가 입을 열면 달아올랐던 분위기가 급속히 냉각된다. 손바닥 크기의 연설문 몇 장을 손에 잡아 연단 위로 올라서서 그것을 읽는 문 후보의 강약 없는 연설에 대중들은 어떻게 호응해야 할지 잘 모르는 분위기다.

그러나 문 후보가 등장할 때나 인사할 때, 손을 흔들 때에는 젊은층의 환호성이 굉장히 크고 여기저기서 문 후보를 보려고 뛰어오는 등 분위기 자체는 그리 나쁜 편이 아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도 문 후보를 향한 젊은이들의 인기는 좋은 편이었다. 학생들이 뛰쳐나와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가 하면 서로 손을 잡겠다고 손을 내밀기도 했다. 

□ 잘 생긴 외모에 아까운 패션(?) = "잘 생겼는데 참 아깝다."

문 후보 측 캠프의 관계자가 한 말에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문 후보는 큰 키에 깔끔한 얼굴까지 호감형의 스타일이 강점이라고 평가받고 있지만 패션이 그를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선이 빅3(박근혜·문재인·안철수) 구도로 흘러갈 때 언론에서는 세 후보의 패션스타일을 비교·분석하기도 했다. 그 때 나온 대다수의 의견도 바로 문 후보가 자신의 강점을 살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문 후보는 옷을 크게 입는 경향이 있는데 자신의 몸에만 딱 붙게 입어도 스타일이 살아난다는 것이 대다수 캠프 내 인사들의 의견이었다.

하지만 문 후보 자체가 원래부터 한 사이즈 더 큰 옷을 선호하고 지금도 그런 옷을 선호한다고 한다.

더구나 대선에 출마한 후, 방송에 출연할 일이 있었는데 그 때 참모들은 노타이를 추천했다고 한다. 하지만 문 후보가 그건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해서 굳이 넥타이를 매고 나왔지만 색깔이 어울리지 않아 옆에 있던 신경민 의원의 넥타이를 급히 빌려쓰던 에피소드도 있다.

그만큼 문 후보는 자신의 옷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오죽하면 한 측근은 "노무현 전 대통령보다 더하다. 노 전 대통령도 양복이 별로 없었는데 후보가 되고 나서 참모들이 옷을 새로 하라고 난리를 치니까 두 벌을 맞췄다"며 "문 후보에게도 우리가 양복을 새로 맞추라고 했지만 그것마저도 안 하겠다고 한다"고 말했을까.

문 후보는 최근 검은색 코트에 연두색 머플러만 하고 다니는데 이 머플러마저도 한 당직자가 선물해 준 것이라고 한다. 지난달 30일 문 후보가 뜨개질을 한 연갈색의 머플러를 두르고 나타나자 취재진은 "문 후보가 저것을 새로 샀냐"는 질문까지 나오기도 했다.

문 후보는 울산대 수화동아리 학생들에게서 이 머플러를 선물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더해 대선후보들에게 따라 붙은 코디네이터마저도 문 후보는 쓰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 코디네이터가 아니라 옆에서 도와주는 정도라는 것이 캠프 관계자의 전언이다.

실제 일정을 수행하는 진선미 대변인은 "문 후보가 차에서 자다가 내리면 머리가 엉망이 될 때가 있다. 본인은 그걸 잘 모른다"며 "그런데 내가 정리해주면 여자라서 오해 받을까봐…"라고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