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변화에 적응한 자료상, '조기경보시스템' 차단
5조359억원 규모 부당거래금액 적출, 3736억원 세금추징
지난 2010년부터 전자세금계산서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짜세금계산서를 매매해 부당한 이득을 얻는 자료상들이 환경변화에 맞게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세청의 대처방식도 한층 고도화, 자료상들의 '창궐'을 막아내고 있다.
말 그대로 뛰는 자료상 위에 나는 국세청이다. 진화된 자료상들을 잡아내는 데에는 올해 초 구축·가동한 '전자세금계산서 조기경보시스템'이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수원 국세청 전자세원과장은 17일 "올해 초부터 전자세금계산서 발급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시해 자료상 등 부당거래자를 조기색출할 수 있는 전자세금계산서 조기경보시스템을 운영 중"이라며 "현재까지 이를 통해 374명의 자료상 혐의자를 조사, 5조359억원의 부당거래금액을 적출했다"고 밝혔다.
신 과장은 이어 "주요업종은 고철(138명), 유류(64명), 귀금속(8명), 건축(6명), 기타(72명) 등이었다"며 "이들로부터 3736억원의 세금을 추징했고, 이중 288명은 사법당국에 고발조치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지난 2010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2010년 법인사업자 대상→2011년 개인사업자 대상 포함)한 전자세금계산서 제도는 2012년 제1기 부가가치세 확정신고 집계결과 법인사업자의 99.2%, 개인발급의무자의 98.9%가 참여하는 등 조기 정착됐다는 평가.
당초 정부는 전자세금계산서 제도가 도입되면 종이세금계산서를 매개로 활개를 치던 자료상들을 '멸종'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었다.
하지만 일부에서 매입 없이 전자세금계산서만 발급하거나, 거액의 매출세금계산서를 주유소에 분산 발급한 뒤 폐업하는 형태의 폭탄업체가 등장해 거래질서를 문란케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세청이 가동 중인 전자세금계산서 조기경보시스템은 전자세금계산서 발급상황을 실시간 감시, 조기에 자료상을 색출하는 '신고 전 조기경보시스템'과 신고내용을 종합분석해 매입세액 부당공제 등 불성실 사업자를 적발하는 '신고 후 조기검증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존에는 부가가치세 신고시 제출하는 매출(입)세금계산서 합계표를 입력한 후 3∼6개월이 지난 후에야 분석이 가능했기 때문에, 이 기간 중 악덕 자료상 업자들이 큰 돈을 벌어들인 후 종적을 감추는 등 적발에 애를 먹었다.
신 과장은 이와 관련해 "앞으로도 더욱 지능화되고 있는 자료상을 조기적발할 수 있도록 조기경보시스템을 정교화해 최첨단 시스템으로 운영하겠다"며 "자료상 등에 취약업종은 중점 세원관리를 실시하고 이른바 '폭탄업체'가 연계된 조직적 자료상은 범칙조사를 의뢰하는 등 강도 높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