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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in 세무사] '포스트 정구정 시대'

  • 보도 : 2012.06.27 09:50
  • 수정 : 2012.06.27 09:50

벌써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포스트 정구정 시대'에 대한 불안감이다.

오랜 세월 세무사들의 가슴에 화석처럼 박혀있던 '응어리'(회계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자격)를 단숨에 걷어내면서 세무사들의 '영웅' 대접을 받고 있는 정구정 회장의 임기가 절반을 넘어섰다.

남은 기간은 고작 1년. 1년 동안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세무사회는 올해 사업계획을 통해 세계세무사대회, 공익재단설립, 재능기부운동, 소송대리권 쟁취 등 적잖은 일들을 하겠다고 회원들에게 선포했다. 이중에는 또다시 국회라는 큰 산(泰山)을 넘어야 하는 과제도 있다.

과연 1년안에 해 낼 수 있을까? 현실은 절대로 녹록치 않아 보인다.

여기에 내부적으로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명의대여 척결, 직원인력난 개선, 세무회계프로그램을 둘러싼 갈등, 한길TIS 문제 등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와 함께 외부로부터 전해오는 도전에도 맞서야 하고 또 수성을 해야한다.

지난해 세무사법 개정으로 회계사회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빼앗긴 것인 만큼 이를 만회하기 위해 분명 강력한 드라이브를 꺼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세무사법 개정 당시 회계사들은 폭거(暴擧)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정말 강하게 반대를 했다.

당시 일부 회계사들은 "'(세무사들이)남의 집 툇마루 한구석에 엉덩이만 슬그머니 올려놓았다가 야금야금 드러눕기도 하고, 신발도 벗고, 방에도 들어가고, 밥도 지어먹다가 집주인 행세를 하는 반객위주(反客爲主)의 전술에 회계사회와 회원들이 철저히 유린당했다'라며 분통이 터져 격한 마음을 누를 길이 없다"고까지 했다.

이런 옆 자격사인 회계사회의 격한 반응과 함께 세무사 회원들의 가장 큰 수익원이라고 할 수 있는 외부세무조정제도의 폐지론까지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는 등 세무사들을 둘러싼 주변환경은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살얼음판이다.

그동안 정구정 회장이 해결한 과제만큼이나 해결해야 할 그리고 닥쳐올 과제가 더 무겁고 큰 산 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포스트 정구정 시대가 벌써부터 걱정이라는데 동의하는 회원들이 많다.

정구정 회장은 참 많은 일을 했다고 자랑하고 있다.

△공인회계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자격 부여 폐지 △변호사의 세무대리업무 금지 △세무사의 재무(기업)진단업무 획득 △세무사에 대한 전자신고세액공제 도입 △경영지도사가 세무대리업무 진입하지 못하도록 세무사법에 규정 등.. 솔직히 많은 일을 했고, 또 자랑할 만도 하다.

왜 과거 회장들은 이런 일을 이루지 못했을까? "'힘 없는(?) 정구정 회장'도 하는데..."라고 이야기하는 회원들도 있다.

과거지사(過去之事)보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지금의 세무사회는 회원들을 위한 제도개선의 선수를 치고 나가는 것도 필요하고 타 자격사단체의 공격에도 대비해야 하는 분명 중차대한 기로에 서있다.

이런 상황을 현 세무사회 집행부도 당연히 감지하고 있을 것이다. 당연히 포스트 정구정 시대가 불안하다는 것을 간파한 것일까? 정구정 회장은 이미 상근부회장, 상근이사제를 도입하는 등 몇 가지 조직수술(보강)을 했다. 

그러나 이들 또한 훌륭한 선장을 만나야 신명을 내게된다. 모든 일은 지도자가 어떤 방향으로 키를 돌리느냐에 따라 성사여부가 판가름 지어지는 경우가 많다. 현재 세무사업계는 솔직히 포스트 정구정 시대를 이끌 인재가 누구인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회자되고 있다. '세무사회의 앞날이 캄캄하다'고 진단하는 사람들도 있다.

일부 세무사들은 속으로 '이 기자놈 웃기네' 라고 하겠지만 세무사회를 취재하고 있는 기자로서 회장이라는 명예욕 대신 정구정 회장처럼 자기일도 아닌 회원들의 일일 뿐인데 '물불'가리지 않고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질 사람이 몇이나 될지 솔직히 알고 싶기도 하다.

솔직히 이 순간 포스트 정구정을 꿈꾸는 '그런 사람'이 있다면 현재 세무사회가 추진하고 있는 공익재단설립에 1억원 정도 쾌척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재단설립에 필요한 기금은 모두 10억원. 회원이 1만명인데 수 개월 동안 모금을 했는데도 5억원 가량 모금됐다고 한다. 목표액에 턱없이 모자라 모금기간을 억지로 연장했다.

지금의 1억원, 내년 선거때 회원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며 쏘아될 문자비용 보다 훨씬 빛나고 값 어치 있는 투자 아닐까.

당연히 정구정 회장도 후임을 잘 선택해야 할 책임이 있다. 어쩌면 지금까지 해온 일 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다.

많은 세무사들은 포스트 정 회장 시대는 지금처럼 열정적인 추진력은 없을 것이고, 열정이 있어도 겉으로의 열정일 가능성이 높고, 제도개선은 고사하고 지금까지 보여왔던 '그런 회장님들의 형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정 회장이 자신이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된 후임을 세우는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회원들은 이미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정 회장도 이런 회원들의 바램을 모를리 없겠지만 속내는 복잡한 모양이다.

"회원 여러분 세무사업계의 '불편한 진실'이 뭔지 아십니까? 제가 일을 하면 회원들과 사무국 직원들이 힘들어지고, 일을 하지 않으면 회원들과 사무국 직원들이 편해진다는 것입니다."

정구정 회장이 회원들에게 자주 던지는 자문자답(自問自答)이다. 회원 1만명의 전문자격사 단체장이 전체 회원들 앞에서 이렇게 외칠때는 그 만큼 남모를 고민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포스트 정구정 시대'가 미리 걱정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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