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재, 희생되는 것 같아 마음 아프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13일 '돈봉투 전당대회' 사건과 관련, "'전대'는 일종의 집안잔치이기 때문에 법의 범위를 약간 벗어난 관행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박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의장직 사퇴서를 제출한 후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한곳에 모아야 하기 때문에 다소 비용이 들어갔던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당내 경선 때문에 이렇게 큰일들이 일어나고 (누군가가) 희생되는 일이 일어난 적이 없다. 이는 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그러나 이를 계기로 시대적 변화와 국민들의 바람이 거세다는 것을 직시하고 잘못된 관행은 과감히 타파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으로 사의를 표명한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해선 "김 전 정무수석이 나 때문에 희생 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며 "아무런 욕심도 없이, 정치적 야망도 없이 오로지 우정에서 비롯되어 한 일 때문에 (김 전 정무수석이) 장래가 막히는 참담한 일을 당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또 "이번 경선 캠프에서 있었던 일은 모두 박희태를 위해 한 일이었고 그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내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의장직을 떠나겠다"며 "사실 그 캠프에서 일한 분들은 모두 자원봉사자들로 아무런 보수도 받지 못하고 그 더운 여름에 땀흘려가며 봉사했다"고 설명했다.
박 의장은 "이번 사건을 뼈저리게 반성하며 모든 책임은 내가 다 안고 가겠다"며 "나의 희생을 통해 우리 정치가 과거의 나쁜 유산을 극복하고 한층 발전하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돈봉투 전대'에 사건을 알게 된 시점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지난 1월 해외출장에서 귀국한 뒤 사람들을 통해 알게 됐다"며 "사실을 알게 된 즉시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고 밝힌 뒤 급하게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한편 박 의장의 '국회의장직 사임안'은 오는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