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본부가 증가하는 국가들의 조세제도상 주요 특징
다국적기업들의 아시아 지역본부의 센터로 그 지위를 확고하게 유지하고 있는 싱가포르의 외국인 투자지원제도를 살펴보자.
세계 11위, 아시아 3위의 외국인 투자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싱가포르는 세제상 특정 지역투자에 대한 조세감면규정은 두고 있지 않으나, R&D허브 및 금융허브의 육성과 지역운영본부의 유치를 위해 다양한 조세특례규정을 두고 있고 해외소득에 대해서도 광범위한 면세혜택을 두고 있다.
즉, 승인받은 지역본부가 특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얻은 소득에 대해서는 세금을 면제한다. 또한 해외자회사 또는 관계회사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얻은 경영수수료 등에 대해서는 5~10년 동안 10%의 세율을 적용하고, 해외자회사들로부터 수수한 배당소득에 대해서도 10년 동안 세금을 면제한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대 초반, 동북아 금융허브 육성정책이 부각되면서 지역본부에 대한 조세감면 제도를 포함하여 역외금융소득에 대한 조세지원 등 싱가포르의 외국인투자 지원제도 전반에 대해 도입 여부를 진지하게 검토한 적이 있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싱가포르와 같은 제도를 도입하는 경우 당시 OECD에서 주도하는 유해조세경쟁(harmful tax competition)의 제재 대상에 포함될 것을 우려하였고 그 결과 도입을 포기하였다.
그렇다면 이제 OECD국가의 하나이자, 세계적인 지역본부 유치국가라고 할 수 있는 네덜란드의 제도와 환경을 살펴보자.
네덜란드 투자진흥청(NFIA)에 따르면 네덜란드 내의 외국기업 수는 2006년 6월 현재 7000여 개로 1998년 이후 매년 20개 이상의 다국적 기업이 네덜란드에 유럽지역본부를 설치하고 있다.
2003년 현재 해외기업들의 직접투자로 들어와 남아 있거나 수익으로 재투자된 금액만 약 3360억달러에 달하는데 이는 네덜란드 GDP 대비 약 65% 수준이다.
네덜란드는 유럽 3대 공항 중의 하나인 스킬폴공항과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항인 로테르담항을 보유하고 있어 세계적인 물류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국제화된 자본시장을 보유한다.
또 국민의 70% 이상이 영어 구사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 투자환경뿐 아니라 외국인 투자에 유리한 조세제도와 행정이 외국인 투자 유치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일정 요건을 갖춘 지주회사들이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면세를 하고 있다. 또한 조세조약상 이중과세경감제도로서 소득 면제 방식(participation exemption method)을 적용하고 있으며, 연결납세제도 운영 시 외국계 기업과 고정사업장까지 연결납세제도의 적용을 받아 세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또한 Advance Ruling제도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외국기업들이 네덜란드에서 손쉽게 세무상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도록 운용을 하고 있다.
앞서 싱가포르의 조세제도를 설명하면서 OECD의 유해조세경쟁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는데,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OECD 회원국 중의 하나로서 OECD의 유해조세경쟁 시비를 피해가면서도 다국적 기업의 지역본부에 대해 조세 인센티브를 계속하여 제공하는 네덜란드의 조세제도는 우리의 좋은 연구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만시지탄이지만 지금이라도 네덜란드의 조세제도를 심도 있게 연구하고 벤치마킹하여 우리나라의 외국인투자 관련 조세지원제도를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 맺음말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도입한 국제조세제도를 살펴보면 주로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캐나다, 호주 등 세계의 선진 강대국의 제도를 벤치마킹하여 도입해왔다.
물론 우리가 주로 상대하는 국가이자 우리에게 영향을 많이 주는 국가가 이들 강대국이기에, 우리 제도 도입 시 벤치마킹하는 국가로 이들을 삼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럽다.
그런데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우리의 바람과 관계없이 세계는 우리나라를 강대국으로 취급해주지 않고 잘해야 강소국 정도로 취급한다는 것이다.
이를 잘 나타내주는 사실이 바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고조될 때마다 우리의 경제 펀더멘탈이 양호한 데도 원화의 가치는 급락하면서 환율이 급등한다는 것이다(이럴 때 마다 이웃 일본의 경우는 엔화가 강세를 보여 대조를 이룬다).
이런 맥락에서 누군가 우리나라 경제를 '소규모 개방경제 체제'라고 칭한 바도 있다. 어쩌면 현재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진보적인 FTA 체결국가 중의 하나가 된 것도 상대국들이 우리나라를 소규모 개방경제로 보고 있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이러한 관점에서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국제조세 제도는 미국, 일본, 독일 등과 같이 내수시장이 튼튼한 강대국형 제도가 아닌, 해외시장에 주로 의존하면서 작지만 부유하게 사는 싱가포르, 벨기에, 스위스, 아일랜드, 네덜란드 등과 같은 강소국들의 제도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고,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외국인투자관련 조세지원제도를 전면 재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OECD의 유해적 조세경쟁 논란을 지혜롭게 비켜가면서 세계적인 다국적기업의 지역본부를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네덜란드의 각종 국제조세관련 제도를 심도 있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다국적기업들의 아시아 지역본부의 센터로 그 지위를 확고하게 유지하고 있는 싱가포르의 외국인 투자지원제도를 살펴보자. 세계 11위, 아시아 3위의 외국인 투자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싱가포르는 세제상 특정 지역투자에 대한 조세감면규정은 두고 있지 않으나, R&D허브 및 금융허브의 육성과 지역운영본부의 유치를 위해 다양한 조세특례규정을 두고 있고 해외소득에 대해서도 광범위한 면세혜택을 두고 있다.
즉, 승인받은 지역본부가 특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얻은 소득에 대해서는 세금을 면제한다. 또한 해외자회사 또는 관계회사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얻은 경영수수료 등에 대해서는 5~10년 동안 10%의 세율을 적용하고, 해외자회사들로부터 수수한 배당소득에 대해서도 10년 동안 세금을 면제한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대 초반, 동북아 금융허브 육성정책이 부각되면서 지역본부에 대한 조세감면 제도를 포함하여 역외금융소득에 대한 조세지원 등 싱가포르의 외국인투자 지원제도 전반에 대해 도입 여부를 진지하게 검토한 적이 있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싱가포르와 같은 제도를 도입하는 경우 당시 OECD에서 주도하는 유해조세경쟁(harmful tax competition)의 제재 대상에 포함될 것을 우려하였고 그 결과 도입을 포기하였다.
그렇다면 이제 OECD국가의 하나이자, 세계적인 지역본부 유치국가라고 할 수 있는 네덜란드의 제도와 환경을 살펴보자.
네덜란드 투자진흥청(NFIA)에 따르면 네덜란드 내의 외국기업 수는 2006년 6월 현재 7000여 개로 1998년 이후 매년 20개 이상의 다국적 기업이 네덜란드에 유럽지역본부를 설치하고 있다.
2003년 현재 해외기업들의 직접투자로 들어와 남아 있거나 수익으로 재투자된 금액만 약 3360억달러에 달하는데 이는 네덜란드 GDP 대비 약 65% 수준이다.
네덜란드는 유럽 3대 공항 중의 하나인 스킬폴공항과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항인 로테르담항을 보유하고 있어 세계적인 물류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국제화된 자본시장을 보유한다.
또 국민의 70% 이상이 영어 구사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 투자환경뿐 아니라 외국인 투자에 유리한 조세제도와 행정이 외국인 투자 유치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일정 요건을 갖춘 지주회사들이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면세를 하고 있다. 또한 조세조약상 이중과세경감제도로서 소득 면제 방식(participation exemption method)을 적용하고 있으며, 연결납세제도 운영 시 외국계 기업과 고정사업장까지 연결납세제도의 적용을 받아 세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또한 Advance Ruling제도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외국기업들이 네덜란드에서 손쉽게 세무상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도록 운용을 하고 있다.
앞서 싱가포르의 조세제도를 설명하면서 OECD의 유해조세경쟁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는데,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OECD 회원국 중의 하나로서 OECD의 유해조세경쟁 시비를 피해가면서도 다국적 기업의 지역본부에 대해 조세 인센티브를 계속하여 제공하는 네덜란드의 조세제도는 우리의 좋은 연구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만시지탄이지만 지금이라도 네덜란드의 조세제도를 심도 있게 연구하고 벤치마킹하여 우리나라의 외국인투자 관련 조세지원제도를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 맺음말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도입한 국제조세제도를 살펴보면 주로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캐나다, 호주 등 세계의 선진 강대국의 제도를 벤치마킹하여 도입해왔다.
물론 우리가 주로 상대하는 국가이자 우리에게 영향을 많이 주는 국가가 이들 강대국이기에, 우리 제도 도입 시 벤치마킹하는 국가로 이들을 삼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럽다.
그런데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우리의 바람과 관계없이 세계는 우리나라를 강대국으로 취급해주지 않고 잘해야 강소국 정도로 취급한다는 것이다.
이를 잘 나타내주는 사실이 바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고조될 때마다 우리의 경제 펀더멘탈이 양호한 데도 원화의 가치는 급락하면서 환율이 급등한다는 것이다(이럴 때 마다 이웃 일본의 경우는 엔화가 강세를 보여 대조를 이룬다).
이런 맥락에서 누군가 우리나라 경제를 '소규모 개방경제 체제'라고 칭한 바도 있다. 어쩌면 현재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진보적인 FTA 체결국가 중의 하나가 된 것도 상대국들이 우리나라를 소규모 개방경제로 보고 있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이러한 관점에서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국제조세 제도는 미국, 일본, 독일 등과 같이 내수시장이 튼튼한 강대국형 제도가 아닌, 해외시장에 주로 의존하면서 작지만 부유하게 사는 싱가포르, 벨기에, 스위스, 아일랜드, 네덜란드 등과 같은 강소국들의 제도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고,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외국인투자관련 조세지원제도를 전면 재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OECD의 유해적 조세경쟁 논란을 지혜롭게 비켜가면서 세계적인 다국적기업의 지역본부를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네덜란드의 각종 국제조세관련 제도를 심도 있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약력] : 미국 버클리대학 경영학 석사, 프랑스 시앙스포대학 경제학 박사, OECD 재정위원회 사무국 주무행정관·재정경제부 세제실 소득세제과장, 국제조세과장, 법인세제과장·유엔 산하 조세전문가회의 부의장 등 역임, 법무법인 율촌(現)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