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주택담보대출(DTI) 규제완화에 대한 생각이 두 달 사이에 완전히 뒤바뀌었다. 그것도 같은 자리에서 같은 질문에 대해 다른 말을 하는 꼴이 되어버렸다.
윤 장관은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DTI는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위해 도입됐다"며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도모하는데 하나의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DTI규제 완화 등을 포함해 종합적인 대책을 제시한 만큼 부동산 거래활성화에 상당히 긍정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무주택자, 1주택자에 한해 DTI규제를 내년 3월말까지 한시적으로 폐지하고, 올해 일몰 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완화제도를 2년간 연장하는 등 파격적인 대책들을 내놨다.
그러나 시간을 두 달 전으로 돌려보면, 고개가 갸우뚱해 질 수밖에 없다.
윤 장관은 지난 6월 중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주택거래활성화를 위해 DTI 등 금융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에 "DTI 등은 금융시장이 갖고 있는 자산에 대한 건전성 차원에서 실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사용하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윤 장관은 "금융규제 완화는 가계부채의 증가 우려가 있기 때문에 주택시장 위축을 보완하기 위한 수단으로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두 달 사이 DTI규제 목적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었으나, DTI를 부동산 거래활성화를 위해 사용해도 되는 수단인가 아닌가에 대해서는 확실히 입장이 변한 것이다.
그동안 가계부채가 줄어들지도 않았고, 부동산 시장이 크게 변화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달라진 윤 장관의 입장변화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한 나라의 경제수장이 아닌 정부의 정책방향을 보조해 주는 영혼이 없다는(?) 공무원의 자세로 돌아갔다는 평가가 적절할까. 자꾸 바뀌는 정부 당국자의 '말'에 정책의 신뢰성을 찾기란 힘들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