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세제, 화장품, 타이어 등 국내외 가격격차 큰 품목이 대상
정부, 물가대책 발표․․․명태, 밀은 가격추이 보고 결정키로
민속의 명절인 추석을 맞아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서민들이 많이 사용하는 물품 가운데 국내외 가격격차가 큰 8개 품목에 대해 할당관세를 낮추기로 했다.
할당관세가 낮아지는 물품은 세탁세제, 화장품, 샴푸, 린스, 목욕용품, 유아용 화장품, 종합비타민, 타이어 등이며, 9월말 또는 10월초 추석명절을 전후한 시기에 관세가 낮춰질 전망.
정부는 2일 세탁용 세제 등 8개 품목에 대해 할당관세를 적용하는 방안이 담긴 '추석민생과 서민물가 안정방안'을 내놨다.
할당관세는 물가안정과 원활한 물자수급을 위해 기본관세율의 40%p 범위 내에서 관세율을 인하해 적용하는 제도.
서민생활과 밀접하면서도 국내외 가격격차가 큰 품목을 선정해 할당관세를 적용, 가격안정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세탁세제, 화장품, 샴푸, 린스, 목욕용품, 유아용 화장품, 종합비타민 등에는 6.5%의 관세율이 적용되고 있으며, 타이어에는 8%의 관세율이 적용되고 있다. 이들 품목의 관세율을 관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인하하기로 한 것이다.
또한 명절 제수용품으로 쓰이는 명태와 관련해선 민간의 비축물량 공급을 확대해 가격인하를 유도한다는 방침이지만, 향후 가격추이를 봐가면서 조정관세율을 인하하기로 했다.
명태는 기본관세율이 10%에 불과하지만, 1996년부터 조정관세율을 적용해 현재 30%의 세율을 적용받고 있다. 조정관세율은 국내산업 보호를 위해 관세율을 인상하는 제도.
정부는 물량공급에도 가격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에는 현재 30%의 조정관세율을 인하할 계획이다.
최근 명태는 배링해 조업호조로 인해 어획량이 지난해보다 5만톤 이상으로 증가, 도매가격이 올해 2월 3404원(중품, 1마리)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8월에는 2713원으로 20% 이상 하락했으나 '추석명절'이라는 가격 상승요인이 있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명태는 러시아, 일본 등으로부터 냉동·냉장 상태로 수입하고 있으며, 올해 6월 현재 수입량은 지난해 동기 8만4694톤보다 61.5% 증가한 13만6798톤이 수입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국제 곡물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밀'에 할당관세를 적용, 관세율을 인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우선적으로 정부가 보유한 구곡쌀을 가공용으로 판매, 밀 가격의 안정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밀에는 1.8%의 관세율이 적용되고 있다. 밀에 적용되는 관세율이 낮지만, 수입물량이 워낙 많아 할당관세를 적용할 경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으로 보인다.
국제 밀 가격은 6월 부셀당 4.8달러에서 8월초까지 7.8달러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그나마 최근 러시아 북부의 호우와 캐나다의 밀 작황이 당초보다 양호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폭 하락했다. 정부는 밀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여부를 올해 말에 결정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매년 할당관세와 조정관세 적용품목을 결정하는데, 밀에 대한 할당관세도 이 때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밀에 할당관세를 적용할 경우 내년부터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정부는 물가안정 등을 위해서는 할당관세를, 국내 산업보호를 위해서는 조정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할당관세 품목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인 반면, 조정관세 품목은 현재 15개로 해외무역마찰을 줄이기 위해 감소하는 추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