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IFRS 세무조정 가이드라인 제시해야"
올해부터 STX팬오션, KT&G 등이 국제회계기준(IFRS)을 본격 적용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바뀐 회계기준에 따라 세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정작 세법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개정해야 할 세법은 크게 없다"고 밝히는 등 느긋한 모습이다.
작년말 대한상공회의소는 IFRS가 도입되면 가장 문제가 될 세무조정 항목으로 '감가상각'을 꼽았다. IFRS는 감가상각방법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데, 세법은 감가상각방법을 극히 제한적으로 운영해 기업들이 이중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재정부 관계자는 "IFRS 도입으로 세법과 괴리가 발생하면 당연히 세법을 고치게 될 것"이라면서도 "업계의 건의를 듣고 있지만, 세법에서 크게 바꿔줘야 할 부분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재정부는 감가상각방법에 대해서도 IFRS나 지금의 기업회계기준(K-GAAP)이나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아 굳이 세법을 변경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또 IFRS 도입비용에 대해서도 세액공제를 해주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IFRS를 도입한 기업들은 국세청이 IFRS로 달라진 세무조정계산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세법개정 필요…세무조정비용 증가하는데…" =현행 기업회계기준은 기업들이 건물, 기계 등에 대해 정액법, 정률법 등의 감가상각방법을 선택하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처음에 정해진 방법에 따라 계속 감가상각을 하도록 돼 있다.
반면 IFRS는 매 회계연도말 의무적으로 감가상각방법의 변경을 재검토하도록 돼 있어 기업이 자유롭게 매년 감가상각방법을 바꾸는 게 가능해진다.
그러나 현행 법인세법에서는 감가상각방법에 대한 변경을 '다른 법인이 합병한 때' 등으로 극히 제한적으로 운영해 IFRS가 도입되면, 기업회계와 세법에서의 감가상각방법이 서로 다를 수 있다는 것. 따라서 기업들의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는 게 대한상의의 주장이다.
예컨대 A기업이 현행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정액법으로 감가상각을 했는데, IFRS도입 이후 자유로워진 감가상각방법으로 인해 정률법으로 바꿀 경우 세법에서는 기존의 정액법을 인정하기 때문에 이중적으로 감가상각을 해야 한다는 것.
□ 재정부 "IFRS나 K-GAAP이나‥세법개정 글쎄" =그러나 재정부는 감가상각방법에 대해 현행 기업회계기준에서도 기업이 자유롭게 정액법에서 정률법으로 또는 그 반대로 쉽게 감가상각을 변경할 수 있었기 때문에 IFRS가 도입되더라도 별로 바뀔게 없다는 입장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세법에서 감가상각방법 변경을 제한한 것은 마음대로 세금을 축소하지 못하게 해놓은 것"이라며 "감가상각방법을 바꾸려면 공시도 하고, 비용부담이 늘어날텐데, 신뢰성이 높은 기업은 감가상각방법을 자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하나세무법인 관계자는 "지금의 기업회계기준이 세무조정을 해야할 부분이 100개였다면, IFRS가 도입되면 200개로 늘어나게 되는 꼴"이라며 "세법개정이 필요한 부분과 세무조정을 줄여주기 위해 일부 세법 개정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IFRS는 상장기업과 금융기관을 위한 것이고, 중소기업을 위한 기업회계기준은 따로 있어 투 트랙으로 가게 될 것"이라며 "이렇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IFRS에 맞춰 세법을 개정할 수는 없을 것이고, 유럽에서도 IFRS에 맞춰 세법을 개정한 사례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정부는 IFRS 도입 비용을 세액공제해달라는 기업 등의 요구에 대해 IFRS 도입비용은 인건비나 컨설팅 비용이기 때문에 기업의 정상적인 비용으로 인정받고 있어 추가적인 세액공제는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재정부 관계자는 "IFRS 도입비용은 손비처리가 되고 있을 뿐 아니라, 2011년에 상장기업에 의무적으로 도입되는 것이기 때문에 세제혜택으로 기업들의 도입을 유도할 필요성도 없다"고 밝혔다.
□ "IFRS로 달라진 매출액‥국세청이 인정해줄까?" =이런 가운데 IFRS를 도입·적용하고 있는 기업들은 세법 개정보다 국세청이 IFRS로 인해 달라진 매출액과 접대비 한도비용 등 세무조정 사항을 과연 믿어줄지를 더 걱정하고 있다.
올해부터 IFRS를 도입한 한 기업의 세무회계 관계자는 "국세청이 지금의 기업회계기준과 IFRS로 인해 달라진 세무조정 사항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기존 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느냐와 IFRS를 적용하느냐에 따라 매출액이 달라지게 된다"며 "매출액이 달라지니까 세무조정을 할 때 손비로 인정되는 접대비 한도(매출액의 0.1~0.3%) 등도 변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IFRS로 인해 세무조정이 차이가 나는 것인데, 이것으로 인해 괜히 세무조사의 타깃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 IFRS에 따른 세무조정이 잘 알려져 있지도 않고, 기존 회계기준과 차이가 있어 이를 국세청이 얼마나 알아주고 믿어줄 것인가가 걱정이 되는 것이다.
예컨대 기업이 건설공사를 맡은 경우 지금의 기업회계기준은 건설 진행율에 따라 매출액을 인식할 수 있지만, IFRS는 건설공사 인도기준으로 매출액을 인식하게 된다.
올해부터 5년 걸리는 100억원짜리 건설공사를 맡은 경우 현행 회계기준은 올해 20억원을 매출액으로 인식할 수 있지만, IFRS는 2013년에 건설이 완공·인도되는 시점에 100억원을 매출액으로 인식하게 되는 등 차이점이 있다.
그러나 이런 부분을 기업이 일일이 설명하면서 다닐 수는 없는 일. 올해부터 IFRS를 도입할 수 있도록 허용해놨지만,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고, 정부의 정책에 따라 IFRS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기업이 오히려 불이익을 볼까봐 걱정하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부터 STX팬오션, KT&G 등이 국제회계기준(IFRS)을 본격 적용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바뀐 회계기준에 따라 세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정작 세법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개정해야 할 세법은 크게 없다"고 밝히는 등 느긋한 모습이다.
작년말 대한상공회의소는 IFRS가 도입되면 가장 문제가 될 세무조정 항목으로 '감가상각'을 꼽았다. IFRS는 감가상각방법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데, 세법은 감가상각방법을 극히 제한적으로 운영해 기업들이 이중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재정부 관계자는 "IFRS 도입으로 세법과 괴리가 발생하면 당연히 세법을 고치게 될 것"이라면서도 "업계의 건의를 듣고 있지만, 세법에서 크게 바꿔줘야 할 부분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재정부는 감가상각방법에 대해서도 IFRS나 지금의 기업회계기준(K-GAAP)이나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아 굳이 세법을 변경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또 IFRS 도입비용에 대해서도 세액공제를 해주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IFRS를 도입한 기업들은 국세청이 IFRS로 달라진 세무조정계산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세법개정 필요…세무조정비용 증가하는데…" =현행 기업회계기준은 기업들이 건물, 기계 등에 대해 정액법, 정률법 등의 감가상각방법을 선택하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처음에 정해진 방법에 따라 계속 감가상각을 하도록 돼 있다.
반면 IFRS는 매 회계연도말 의무적으로 감가상각방법의 변경을 재검토하도록 돼 있어 기업이 자유롭게 매년 감가상각방법을 바꾸는 게 가능해진다.
그러나 현행 법인세법에서는 감가상각방법에 대한 변경을 '다른 법인이 합병한 때' 등으로 극히 제한적으로 운영해 IFRS가 도입되면, 기업회계와 세법에서의 감가상각방법이 서로 다를 수 있다는 것. 따라서 기업들의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는 게 대한상의의 주장이다.
예컨대 A기업이 현행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정액법으로 감가상각을 했는데, IFRS도입 이후 자유로워진 감가상각방법으로 인해 정률법으로 바꿀 경우 세법에서는 기존의 정액법을 인정하기 때문에 이중적으로 감가상각을 해야 한다는 것.
□ 재정부 "IFRS나 K-GAAP이나‥세법개정 글쎄" =그러나 재정부는 감가상각방법에 대해 현행 기업회계기준에서도 기업이 자유롭게 정액법에서 정률법으로 또는 그 반대로 쉽게 감가상각을 변경할 수 있었기 때문에 IFRS가 도입되더라도 별로 바뀔게 없다는 입장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세법에서 감가상각방법 변경을 제한한 것은 마음대로 세금을 축소하지 못하게 해놓은 것"이라며 "감가상각방법을 바꾸려면 공시도 하고, 비용부담이 늘어날텐데, 신뢰성이 높은 기업은 감가상각방법을 자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하나세무법인 관계자는 "지금의 기업회계기준이 세무조정을 해야할 부분이 100개였다면, IFRS가 도입되면 200개로 늘어나게 되는 꼴"이라며 "세법개정이 필요한 부분과 세무조정을 줄여주기 위해 일부 세법 개정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IFRS는 상장기업과 금융기관을 위한 것이고, 중소기업을 위한 기업회계기준은 따로 있어 투 트랙으로 가게 될 것"이라며 "이렇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IFRS에 맞춰 세법을 개정할 수는 없을 것이고, 유럽에서도 IFRS에 맞춰 세법을 개정한 사례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정부는 IFRS 도입 비용을 세액공제해달라는 기업 등의 요구에 대해 IFRS 도입비용은 인건비나 컨설팅 비용이기 때문에 기업의 정상적인 비용으로 인정받고 있어 추가적인 세액공제는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재정부 관계자는 "IFRS 도입비용은 손비처리가 되고 있을 뿐 아니라, 2011년에 상장기업에 의무적으로 도입되는 것이기 때문에 세제혜택으로 기업들의 도입을 유도할 필요성도 없다"고 밝혔다.
□ "IFRS로 달라진 매출액‥국세청이 인정해줄까?" =이런 가운데 IFRS를 도입·적용하고 있는 기업들은 세법 개정보다 국세청이 IFRS로 인해 달라진 매출액과 접대비 한도비용 등 세무조정 사항을 과연 믿어줄지를 더 걱정하고 있다.
올해부터 IFRS를 도입한 한 기업의 세무회계 관계자는 "국세청이 지금의 기업회계기준과 IFRS로 인해 달라진 세무조정 사항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기존 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느냐와 IFRS를 적용하느냐에 따라 매출액이 달라지게 된다"며 "매출액이 달라지니까 세무조정을 할 때 손비로 인정되는 접대비 한도(매출액의 0.1~0.3%) 등도 변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IFRS로 인해 세무조정이 차이가 나는 것인데, 이것으로 인해 괜히 세무조사의 타깃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 IFRS에 따른 세무조정이 잘 알려져 있지도 않고, 기존 회계기준과 차이가 있어 이를 국세청이 얼마나 알아주고 믿어줄 것인가가 걱정이 되는 것이다.
예컨대 기업이 건설공사를 맡은 경우 지금의 기업회계기준은 건설 진행율에 따라 매출액을 인식할 수 있지만, IFRS는 건설공사 인도기준으로 매출액을 인식하게 된다.
올해부터 5년 걸리는 100억원짜리 건설공사를 맡은 경우 현행 회계기준은 올해 20억원을 매출액으로 인식할 수 있지만, IFRS는 2013년에 건설이 완공·인도되는 시점에 100억원을 매출액으로 인식하게 되는 등 차이점이 있다.
그러나 이런 부분을 기업이 일일이 설명하면서 다닐 수는 없는 일. 올해부터 IFRS를 도입할 수 있도록 허용해놨지만,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고, 정부의 정책에 따라 IFRS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기업이 오히려 불이익을 볼까봐 걱정하고 있는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