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간 경쟁에 서비스 양주1병-"공짜라도 매출은 매출"
룸살롱 업주가 고객들에게 서비스 명목으로 공짜로 주류를 제공했다고 하더라도 '매출'에 포함, 이에 따른 세금을 내야 한다는 조세심판원의 결정이 내려졌다.
현행 법상 '사업상 증여'로 간주되기 때문에 무료로 제공한 주류도 매출로 봐야한다는 것이 결정의 요지.
조세심판원은 23일 경기도 일산지역에 소재한 S룸살롱이 국세청 과세(20억여원)에 불복해 제기한 심판청구에 대해 "청구인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심판원에 따르면 불복을 제기한 S룸살롱은 경기도 일산지역 룸살롱 랭킹 1, 2위를 다투는 대형 룸살롱이었다. S룸살롱은 업체간 고객유치경쟁이 격화되자 고객들이 양주 1병을 주문할 경우 서비스로 양주 1병을 더 제공해 왔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육책'으로 나름대로 고객들에게 '인심'을(?) 쓴 셈.
국세청은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S룸살롱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문제는 S룸살롱이 매출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장부를 제시하지 않는 등 '협조'를 게을리 하자 주류매입실적과 주류판매가격표를 토대로 주대매출액(76억여원)을 계산하고 신용카드 결제건당(1만4000여건)에 안주 판매단가(10만원)을 곱해 안주매출액(16억여원)등을 추계, S룸살롱측이 신고누락한 수입금액에 대한 세금을 부과했다.
국세청이 S룸살롱에 부과한 세금은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 특별소비세(현 개별소비세) 및 교육세를 합쳐 무려 20억원에 달했다.
S룸살롱은 이에 "업체간 경쟁으로 인해 고객이 양주1병을 주문하는 경우 1병은 무료로 제공했고 메뉴판 가격도 희망가격일 뿐 실제가격이 아니다"라며 "휴가철 등 비수기에는 안주를 무료로 주기도 했기 때문에 (추계결정에 따른)과세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심판원은 그러나 국세청의 과세가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심판원은 결정문을 통해 "해당 룸살롱의 매출과표 신고내역이 정당하다는 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청구인에게 있지만 청구인은 일일판매현황 등을 결산한 영업일지를 작성하지 않는 등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증빙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판원은 이어 "현행 법상 사업자가 사업과 관련해 재화를 고객이나 불특정 다수인에게 '증여'하는 경우에도 '사업상 증여'로 판단해 과세되는 재화의 공급으로 봐야 한다"며 "고객이 양주를 주문했을 때 무료로 제공하는 양주도 과세되는 재화의 공급임에는 변함이 없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