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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회계캠페인(10)]회계기준에 발목 잡힌 임대주택공급(下)

  • 보도 : 2005.01.21 09:03
  • 수정 : 2005.01.21 09:05
임대주택건설업계는 "공공임대주택사업에 지원되는 국민주택기금과 임대보증금은 건설시점부터 분양전환시까지 7-12년 동안이라는 장기간 사업자의 부채로 회계처리, 과다한 부채비율로 심각한 경영애로 당면해 있다"며 회계처리기준 개선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독립된 회계기준이 없이 지난 99년 12월에 제정된 '56-90. 임대주택건설사업자의 임대후 분양주택에 관한 회계처리' 기준을 적용하고 있지만, 단지별 90%이상 임대입주를 기준으로 금융리스와 운용리스로 나뉘는 것도 문제가 많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이들 업체들은 장부상 드러나는 과다한 부채비율로 인해 ▲재무구조 불량기업으로 평가돼 부실기업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금융기관에 금리나 여신한도 등에서 다른 일반기업에 비해 큰 불이익을 받고 있다. 

아울러 기업상장이나 코스닥등록, 회사채발행 등을 통한 자본시장 참여도 불가능한 데다, 공사입찰과 관련한 PQ 심사에서 제외돼 수주참여에서 불이익을 받는 등 갖가지 어려움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약삭빠른 중소규모 임대사업자나 중견우량기업들의 경우는 이미 사업에 참여했더라도 발을 빼고 있으며, 아예 사업에 뛰어드는 것도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부채비율이 높아 기금지원은행의 기금상환독촉과 신규지원을 중단한 것도 한 몫 했다.

실제로 해마다 민간기업의 임대주택 보급은 해마다 2-3만세대에 달했지만, 회계문제가 불거지고 나서는 연간 1만세대 공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민간업체들이 임대주택공급에 뛰어들기 위해선 이 사업이 국가정책에 부응한 공공사업임을 인정하고, 이에 따른 회계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업계사람들은 "임대주택법에 공공임대주택과 지원된 기금 및 임대보증금은 사업자의 자산 및 부채총액과 구분 경리하는 '조항신설 필요성'이 있다"며 공공건설임대주택사업에 대한 독립된 회계기준 적용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또 사업자의 재무제표상 임대주택과 기금 및 임대보증금을 총액으로 회계 처리해야 한다면 '주석사항'으로 '사업자의 자산 및 부채총액에서 차감한 후 기업의 실상평가와 심사분석이 이뤄져야한다'는 조항을 관계법령에 명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새로운 회계기준을 제정할 때까지는 현행 회계기준을 수정보완, '단지별 90%이상 입주시' 금융리스적용을 '실제 입주세대 기준'으로 변경해 1채라도 입주한 세대에 대해선 금융리스를 적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울러 이들 업자들은 "기업회계기준서 때문에 낮은 이자율로 이용할 수 있는 국민주택기금도 더 이상 쓸 수 없게 됐다"고 호소하고 있다.

국민주택기금은 주택 1채당 일정한 지원이 이뤄지기 때문에 집을 지으면 지을수록 국민주택기금을 많이 받게 돼 부채비율은 턱없이 높아진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오히려 부채비율이 높은 부실기업에 국민주택기금을 많이 쏟아 붓는다고 특혜시비까지 걸어오고 있다.

이에 따라 기금관리은행이 지난 2002년말 "일정한 부채비율을 유지하지 않으면 더 이상 기금을 빌려줄 수 없다"며 건설업자들에게 '재무구조개선약정'을 강제로 맺게 한 것.

업체들은 "공공건설임대주택사업은 국가시책인 공공사업이고 위험이 전혀 없으며, 집을 지을수록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마땅한 회계기준을 마련해 주지도 않으면서 재무구조개선약정을 강제로 맺어, 집짓기가 더 어렵게 됐다"고 울상을 지었다.

■ 한국회계연구원의 입장

기업회계기준서 제정기관인 한국회계연구원은 현재 임대주택에 대한 리스처리기준 적용시한을 앞으로 3년 연장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금융감독위원회에 상정해 놓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임대주택건설은 리스회계처리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에서는 다소 양보한 것.

그러나 연구원은 건설업자들이 차입한 국민주택기금에 대해선 건설회사들의 부채임에는 틀림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금운용기관인 국민은행이 사실상 입주자들에 대한 대여금을 건설회사에 대여했다고 하더라도, 관련 기금이 문제가 됐을 때 회수할 대상은 입주자가 아닌 건설업자라는 이유에서다.

연구원 김찬홍 수석연구원은 개인적인 생각을 전제, "3년간 적용유예를 하고 임대주택건설회사의 비정상적인 부채비율에 대해 충분히 공시, 이를 애널리스트와 금융기관, 정부가 중요한 정책결정을 할 때 반영토록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정부도 '고민'은 있다

참여정부가 당초 공약대로 향후 10년간 임대주택 150만호를 공급하기 위해선 민간건설업체들의 참여가 꼭 필요하다. 그러나 임대주택사업에 대한 회계처리의 문제해결 없이는 민간참여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정부 역시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

이해찬 국무총리는 임대주택건설에 민간업체의 동참과 투자를 촉구하기 위해 지난 주말 임대주택건설업자들을 총리공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며, 임대주택건설현황과 애로사항에 관한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이 총리는 "(10년간 150만호 공급을 위해)정부는 올해도 15만호의 임대주택(정부의 국민임대주택 10만호와 민간업체의 공공임대주택 5만호)을 건설할 방침"이라며 "이를 위해 각종 규제완화나 제도개선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민간업체들의 적극참여를 당부했다.

국무총리 국무조정실 박종구 경제조정관은 이와 관련 "임대주택건설업자들이 국민주택기금이나 임대보증금을 부채로 처리하지 않는다면, 현행 기업회계기준을 위배할 뿐만 아니라 기금을 빌려준 은행도 납득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박 조정관은 또 "민간업체들은 회계문제에서 비롯된 재무구조개선약정과 관련해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들에게 회계처리문제와 재무구조개선약정 문제를 풀어주지 않고는 임대주택건설에 참여시키기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 조정관은 "재무구조개선약정이 건교부지침에서 비롯된 만큼, 건교부 지침부터 개선여지가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겠다"며 "회계처리문제와 관련해선 문제가 얽혀있어 복잡한 만큼, 문제를 풀기 위해 지금부터 고민을 해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국민주택기금이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한 정부의 지원금 성격인 만큼 이를 국고보조금처럼 회계처리를 해야 할 것인지 여부, 아울러 임대보증금을 입주자가 건설업체에 분양금을 선납한 것으로 봐도 되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검증하겠다는 것이 박 조정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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