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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회계캠페인(9)]회계기준서에 발목잡힌 임대주택공급(上)

  • 보도 : 2005.01.19 11:40
  • 수정 : 2005.01.19 12:07
참여정부가 공약한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10년내 임대주택 150만호 공급사업'이 시행초기부터 민간 임대주택건설업자들의 대거불참으로 실현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정부가 150만호 중에 50만호의 임대주택공급은 민간건설회사에게 맡길 계획이었지만, 현행 기업회계기준서 대로 회계처리를 하면 민간업체들이 실제 빚은 없더라도 집을 지을수록 장부상에는 빚더미에 올라앉은 듯이 나타나기 때문에 건설을 포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대주택건설업은 임대주택을 완공할 때까지는 건설업자지만, 완공 후 의무임대기간 동안엔 임대업자의 지위를 갖게된다. 그러나 건설업과 임대업이 순서대로 일어나는 임대주택건설업 특성에 맞는 별도의 회계기준은 없다.

임대주택건설업에선 건설과정에서는 자가건설 유형자산회계처리를 준용하고, 임대과정에는 리스회계처리준칙을 빌려쓰도록 하고 있을 뿐이다.

이에 따라 임대주택건설업자들은 건설과 임대기간을 합쳐 7∼12년 동안 매출수익을 전혀 기록치 못하고, 건설과정에서 받는 국민주택기금과 임대과정에서 받는 임대보증금을 부채로 장부에 올려 은행 빚이 없어도 몇천% 부채비율이 장부상에 나타나게 된다.

재무제표상으로만 보면 수익은 하나도 없으면서 빚이 자산의 몇 십 배나 되는,부실기업도 이런 부실기업은 없다.

이에 따라 임대주택건설사업자들은 "회계기준서 때문에 빚더미 회사로 알려져, 다른 영업활동도 못할 지경"이라며, "건설업과 임대업을 겸하는 업체 특성에 맞는 별도 회계기준서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조세일보]는 클린회계캠페인의 일환으로 회계제도적 측면에서의 '투명회계 저해요인'을 집중 살펴보고 있다. 이번엔 그 두 번째로 임대주택건설업의 회계처리 문제를 조명해 봤다.

■ 우리 나라 임대주택사업의 특성

공공건설임대주택은 저소득 무주택자의 주거안정 목적에서 건설돼 공급되는 주택으로, 대부분은 정부가 주택공사를 통해 공급하지만 상당수는 민간 임대주택건설사업자에게 공급을 맡기고 있다.

임대주택사업은 임대주택의 건설과 임대, 그리고 분양의 3단계로 구분된다. 토지의 매입과 건설 등 임대주택의 건설에만 2년, 최소 임대기간은 5년이지만 대부분 10년 가까이 임대하고 있어 건설회사들의 수익실현을 위한 최종분양까지는 최소 7년에서 12년이 걸린다.

민간회사에서 건설·임대하지만 공공성이 강해 건설업자들은 주택부지만 확보하면 싼 이자율로 땅값의 40%를 한도로 국민주택기금을 융자받는다.

또 임대에 들어갈 때 입주자로부터 임대보증금을, 임대기간 동안 정기임대료를 받는다. 임대보증금은 분양할 때 분양전환가격에서 빼주는 현금흐름을 갖는다.

임대주택사업자는 본질적으로 건설업자임이 분명하지만, 임대주택을 건설한 뒤 이를 장기간 의무적으로 임대해야 한다는 점에서 건설업과 임대업의 상이한 두 가지 업종을 동시에 영위하게 되는 점이 특징이다.

■ 회계처리 어떻게 하고 있나

현행 기업회계기준에는 건설업자에게 적용되는 건설업회계처리준칙이 있을 뿐, 건설업과 임대업을 동시에 영위하는 임대주택건설업과 관련한 기준은 없다.

건설업의 경우는 공사발주금액 등 도급금액이 미리 정해져 있지만, 임대주택건설의 경우 마지막 수익실현을 위한 분양가격이 분양당시의 시가를 고려하도록 하고 있어 미리 정할 수 없다. 임대주택 건설에 대해서 건설업회계처리준칙도 이용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에선 임대주택건설기간은 자가건설하는 유형자산에 대한 기업회계규정을 준용해 회계처리를 한다. 건설에 소요되는 원가를 임대주택용지와 미완성임대주택 계정을 이용해 회계처리 하는 것.

또 임대단계에선 리스회계처리준칙을 원용하라는 '기업회계기준 등에 대한 해석 56-90'에 따라 임대주택단지별 입주비율이 90%가 이상일 땐 금융리스로, 90%에 미달되면 운용리스로 회계처리를 한다.

금융리스로 처리할 경우엔 임대시점에서 건설원가인 완성임대주택과 임대주택토지를 묶어 임대주택채권으로 처리하고, 국민주택기금 차입금과 임대보증금은 임대주택채권에서 차감표시한다. 즉, 국민주택기금 차입금과 임대보증금은 더 이상 회사부채로 기록되지 않는다.

반면, 운용리스로 처리할 땐 국민주택기금 차입금과 임대보증금은 임대기간 동안 계속 임대주택사업자의 부채로 남게된다. 물론, 금융리스와 운용리스 모두 회사가 분양할 때까진 어느 경우도 매출수익을 인식할 수 없다.

■ 임대주택건설업 회계처리 왜 문제됐나

임대주택건설업에 대한 회계처리문제는 한국회계연구원이 리스회계처리 대상에서 임대주택건설업은 제외시켜야 한다는 기업회계기준서를 내놓으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회계연구원은 리스회계처리는 본질적으로 임대료를 통해 '자산원가와 이자'를 회수할 때 적용하는 것이지, 임대주택건설업처럼 원가는 분양할 때 회수하고 임대료에선 이자만을 회수하는 경우엔 리스회계처리기준을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

연구원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관련업계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왔다. 대부분 금융리스로 처리하는 업계에선 완성임대주택과 임대주택토지를 묶어 임대주택채권으로 처리하고, 국민주택기금 차입금과 임대보증금은 임대주택채권에서 차감 표시해 왔다.

이처럼 국민주택기금 차입금과 임대보증금을 회사 빚으로 기록하지 않아 왔던 업체들이 새로운 기준서를 따를 경우, 회사는 순식간에 국민주택기금과 임대보증금을 제외하고는 은행 빚이 하나도 없는 경우에도 빚 수천%의 부실회사로 몰리게 되기 때문이다.

비단 회계연구원의 새로운 기준서가 아니더라도 관련 업체들은 일부 적용되는 운용리스 회계처리만 해도도 1000%에 육박하는 부채비율을 기록, 재무구조불량기업으로 시장에서 평가를 받는 등 불이익을 당해오던 터였다.

이에 따라 관련 건설업체들은 "사업에 장기간 주력한 기업의 경우 수익이 없는 상황에서 건물을 지을수록 국민주택기금 지원액은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기금지원액을 기업의 부족자금에 따른 차입금과 같이 부채로 처리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즉각 반발했다.

결국 회계연구원은 한발 물러난 입장으로 바뀌었고, 현재는 임대주택에 대한 리스처리기준 적용시한을 앞으로 3년 연장하는 방안이 금융감독위원회에 상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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